운석 떨어진 뒤 '대책반'…미래부의 '늑장 우주정책'

9일 유성 목격→10일 진주 돌덩이 발견→16일 운석 공식 확인

▲수원을 달리던 자동차 블랙박스에 포착된 운석.[사진제공=온라인커뮤니티]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진주에 떨어진 돌덩이가 우주에서 날아온 운석으로 최종 판명됐다. 정부는 24일 운석의 체계적 관리와 활용방안에 대한 범정부 대책반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진주 운석은 석질운석의 일종으로 지난 9일 목격된 유성의 일부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 운석 관리체계는 물론 검증단계의 허점이 발견됐다. 지난 9일 수원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 선명한 유성의 흔적이 목격됐다. 하루 뒤인 10일 진주의 한 비닐하우스에서 정체가 불분명한 돌덩이가 발견됐다. 이를 두고 한국천문연구원은 돌덩이가 박혀있는 깊이 등 여러 가지 정황상 운석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이 돌덩이는 극지연구소로 옮겨졌고 지난 16일 공식적으로 운석이라는 발표가 이어졌다.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각국은 소행성에 대한 추적은 물론 실시간으로 지구에 근접하는 물체에 대한 감시 체계를 갖추고 있다. 수십m에 달하는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한다면 상상을 초월하는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유성과 운석에 대한 실시간 감시체계도 병행한다. 이번 진주 운석 계기로 우리나라의 경우 운석 하나 제대로 추적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꼴이 됐다.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문기)는 24일 '진주운석'은 극지연구소의 분석결과 운석으로 판명됐다며 발원지와 형성시기 추적 가능성 등 학술적 가치가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래부는 우주연구에 있어 귀중한 자료인 운석의 국외 반출을 막고 미래부 주도의 운석 대응·관리체계를 정립하기 위해 국가적 차원의 운석 관리체계 수립을 논의하기 위한 범정부 대책반을 구성해 운영키로 했다.한국천문연구원(원장 박필호, 이하 천문연)이 연세대 천문우주 연구진(변용익 교수팀)과 공동으로 전국 각지에서 확보된 영상 관측자료를 토대로 유성의 궤적을 1차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운석은 수도권 인근 상공에서 대기권으로 진입·남하했고 1개의 화구(fireball)가 경남 함양·산청 인근 상공에서 폭발하면서 분리돼 진주 지역 일원에 떨어진 것으로 분석했다.이번 분석 결과와 함께 일반적인 운석 낙하 현상의 특징을 볼 때 진주 일원 이외의 지역에서 발견된 암석은 3월 9일 유성에 따른 낙하운석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천문연과 관계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박장현 천문연 우주감시센터장은 "'유성체감시네트워크' 등 유성·소행성 관측 인프라가 빨리 구축돼 우리나라의 우주물체 추락 대응역량이 한층 강화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유성체감시네트워크는 전국에 유성 등의 궤적을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 및 전파탐지 장비를 구축한 뒤 레이더 및 광학 관측장비 구축 등으로 인프라를 확대하는 것을 말한다. 한편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진주운석'의 국외 반출 방지를 위해 공항·항만, 국제우체국 등에 통관검색 강화를 이미 요청(3월 17일)했다. 천연기념물 지정 추진 여부에 대해서는 '진주운석'의 학술적 활용 필요성 등도 판단해 신중하게 결정할 계획이다. 미래부는 대책반을 통해 천체·우주 분야의 귀중한 국가 연구자산인 만큼 운석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활용대책을 이끌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대책반에서는 천문연·한국지질자원연구원·극지연구소 등 전문기관 중심의 '운석검증단' 운영을 통해 판정체계를 제도화한다. 운석의 관리와 학술적 활용 강화를 위해 '자연 우주물체 등록제'도 도입된다. 또 소행성 등 지구 접근 우주위험 물체에 대한 감시체계 구축을 위해 수립 중인 '우주위험대비 기본계획'을 보강할 예정이다. 이번 대책반 운영을 통해 도출되는 운석에 대한 종합 관리방안도 기본계획에 담아 올해 상반기 중으로 확정한다는 입장이다. 최문기 장관은 "이번 '진주운석'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매우 큰 만큼 우주연구의 활성화와 우리 사회 전반의 우주문화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내실 있게 대책반을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진주에 떨어진 것과 같은 석질운석.[사진제공=국립과천과학관]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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