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현대저축은행, 대신저축은행, 키움저축은행'. 시너지를 통한 수익 창출을 위해 증권사들이 인수한 저축은행들이 계륵 신세다. 저축은행 인수로 여·수신 기능과 잠재적인 개인투자자를 확보하겠다는 당초 기대와 달리 업황 부진과 고객들의 투자 성향 차이로 오히려 증권사의 짐으로 전락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3 회계연도 반기(7~12월) 기준 현대저축은행은 159억9400만원의 영업손실과 155억57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현대저축은행은 현대증권이 2011년말 968억원에 취득한 후 증자를 통해 경영정상화에 힘 썼으나 최근 개인정보 유출까지 더해지면서 적자폭을 줄이지 못하고 있다. 일부에선 현대저축은행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현대증권의 동반부실까지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현대증권은 연결기준으로 53기 반기(4~9월) 현재 470억1200만원의 영업손실과 331억75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현대증권이 저축은행 예금 고객을 대상으로 금융상품 판매와 주식담보대출 제휴 서비스 등을 통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하지만 최근 현대그룹의 금융 계열사에 대한 매각 이슈에 오르면서 모든게 물 건너 갔다"고 귀띔했다. 옛 중앙부산 저축은행 패키지를 인수해 대신저축은행으로 자산을 이전한 대신증권도 자회사 덕분에 이번 주주총회에서 곤혹을 겪었다. 대신증권 노조에서 수익성이 떨어지는 대신저축은행 인수에 불만을 제기한 것. 대신저축은행의 2013년 6월 결산 기준 당기순손실은 206억7300만원에 해당한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부실자산이 있는 상태에서 인수가 진행됐지만 지난해 8월부터 월단위 흑자를 기록중이다"며 "올해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턴어라운드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대신증권과 함께 중앙부산 저축은행 패키지 인수에 참여했다가 지난해 초 키움저축은행(구 삼신저축은행)을 인수한 키움증권도 모기업으로써 부담을 느끼고 있다. 키움저축은행도 같은 기간 9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나타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온라인 기반 증권사인만큼 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오프라인 거점을 확보해 고객과의 접점을 다변화하고 주식담보대출 등 증권업과의 시너지를 모색하기 위해서였다"면서 "인수 초기인만큼 당기간 결과로 평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이들 증권사가 저축은행을 인수할 때만 해도 서로 간의 시너지를 통해 수익성을 도모할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고 전한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 업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고 이는 주식 거래 수수료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증권사들의 수익성을 더욱 악화 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이들 간의 시너지는 없는 셈"이라며 "더불어 주로 안정성을 추구하는 저축은행 고객들이 투자 위험성이 높은 증권사 상품을 가입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이런 가운데 증권사와 별도로 한국금융지주는 지난달 예성저축은행 최종입찰에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화제다. 한국금융지주는 자회사로 한국투자저축은행이 있지만 서울에는 영업점이 없고 주로 부평, 수원, 평택, 일산 등 경기도와 광주, 여수 등 전라지역에 10여점이 분포돼 있다. 이번 예성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서울에도 영업권을 확장하게 된 것이다. 특히 한국금융지주의 경우 다른 증권사와 달리 계열사인 한국투자증권과 저축은행과의 시너지를 잘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2005년부터 한국투자증권은 한국투자저축은행과 연계해 주식담보대출 상품 등을 선보이는 등 현재까지도 상품 교차판매 등 연계 비즈니스를 진행중이다. 한투증권 관계자는 "증권에서 자회사로 편입하는게 아니라 지주에서 계열사 관계로 정리하기 때문에 서로간의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필요할때 서로 시너지를 내기 때문에 업무상 부딪힐 게 없다"고 말했다. 진희정 기자 hj_j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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