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카카오 주식이 장외 거래에서 사상 최고가를 돌파하면서 김범수 의장의 지분 가치가 1조8000억원을 돌파했다. 상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대박의 꿈을 이룬 것이다. 하지만 잦은 서비스 장애, 규제 이슈, 해외 성과 부진 등 산적한 악재가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14일 프리스닥과 업계에 따르면 2015년 5월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카카오 주식의 장외 거래 가격은 지난 13일 주당 12만60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돌파했다. 주당 12만6000원으로 계산하면 김 의장의 보유 주식 평가액은 1조8260억원대다. 지난 14일 10만원을 돌파한 이후 1주일 사이 주식 가치가 4000억원 가까이 오른 것이다. 창업주 김 의장은 총 55.4%(개인투자회사 지분 포함)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의 기업공개가 성공적으로 추진된다면 액면가(500원)의 250배에 거래되고 있는 주가가 그 이상으로 뛸 가능성이 짙다. 김 의장이 대박의 꿈을 누리는 것과는 달리 카카오의 운명은 그리 밝지 않다. 김 의장이 서둘러 풀어야 할 숙제는 시스템 안정화다. 국내에서만 4000만명에 육박한 가입자를 확보하며 국민메시저로 떠오른 카카오톡의 서비스 장애가 이어지며 사용자들의 불만이 높아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게임 플랫폼을 통해 매출을 올리는데만 신경쓰면서 시스템 안정화에는 소홀하다고 지적한다. 네트워크 장비 문제, 업데이트 오류 등 매번 그 원인도 다르고 장애 발생 빈도도 평균 한 달 걸러로 잦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메신저사는 시스템 안정화가 기본 중에 기본"이라며 "기본적인 서비스 구현에 집중하지 않으면 사용자들이 등을 돌릴 것"이라고 꼬집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집중 감시 대상이 되면서 규제 이슈도 불거지고 있다. 노대래 공정위원장은 지난달 모바일게임 플랫폼을 장악하며 시장의 갑(甲)이 된 카카오의 불공정 행위를 집중 감시하겠다는 내용을 대통령 업무계획으로 보고했다. 경쟁 사업자를 배제하거나 콘텐츠 제공업자(게임사 등)를 차별하는 등의 불공정 행위를 일삼는다는 지적인 것이다. 글로벌 메신저로의 한계도 하루 빨리 극복해야 할 문제다. 카카오 경쟁자는 국내에서는 네이버의 라인, 해외에서는 미국의 와츠앱과 중국의 위챗이다. 와츠앱은 페이스북에 인수되며 강인한 동력을 얻었고, 후발주자인 라인은 일본을 중심으로 전 세계 3억40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중국 위챗은 시가총액 125조원의 텐센트를 등에 업고 있다. 이들 경쟁사는 카카오가 주력으로 삼고 있는 동남아 시장에서 접전을 벌이며 카카오톡을 위협하고 있다. 국내에서의 지위도 흔들리고 있다. 네이버 지인기반 모임 SNS 밴드가 다음 달 게임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지면서 카카오톡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밴드는 카카오톡(21%)보다 낮은 수수료율 책정으로 후발주자로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 카카오톡 입점 개발사들의 이탈 가능성도 점쳐진다.김승열 KT경영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카카오 게임을 보는 업계 시선이 예전과 같지 않은데다 대형게임이나 해외 시장을 지향하는 제품들의 탈카카오톡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며 "전체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카톡 게임이 무너진다면 카카오 플랫폼 전체의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도 재편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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