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총재 청문회 준비팀 가동… '올드보이의 귀환'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이주열 신임 한국은행 총재 후보가 본격적인 청문회 준비를 시작했다. 소공동 한은 별관에 준비팀 사무실을 마련하고, 자문역으로 물러나있던 이흥모 전 발권국장을 청문회 준비 태스크포스(TF)의 팀장으로 임명했다. 이 전 국장은 조사국 시절 이 총재 후보와 오랜 시간 손발을 맞췄던 후배다. 정치권에선 이 총재 후보가 내부 출신 인사인데다 6·4 지방선거로 관심이 분산돼 청문회 전망은 어둡지 않다고 전망했다. 이 총재 후보는 6일 정책과 신상 자료를 검토할 TF 구성을 마쳤다. 청문회 당일인 19일까지 남은 시간은 약 2주. 정책 질의 외에 개인 신상 질의에도 대비해야 하지만 조급한 분위기는 찾아보기 어렵다. 청문회에서 거론될 신상 문제는 아들의 병역과 저축은행 투자건 정도다. 이 총재 후보는 공군병장으로 군 생활을 마쳤지만, 안과의사인 아들은 무릎을 다쳐 군대에 가지 않았다. 앞서 이 총재 후보는 "아들이 대학시절 농구를 하다 다쳐 무릎 인대가 파열됐다"면서 "청문회 과정에서 충분히 소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에 투자한 상태로 저축은행 영업정지 의결에 참여한 점을 문제삼을 수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한은 측은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분산투자 한 것은 맞지만, 일부 저축은행들이 무너질 때 예금을 인출한 것도 아니어서 특별히 문제될 부분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 후보는 한은 부총재로 일하던 2012년 '고위 공직자 정기 재산 변동사항'을 통해 14억3571만원의 재산이 있다고 신고했다. 여기서 본인과 배우자 명의의 저축은행 계좌는 8개로 모두 3억5530만원을 분산 투자했다. 본인 명의로는 옛 진흥저축은행에 4995만원을 맡겼고, 배우자 경영자(58)씨 명의로는 진흥(5263만원)·솔로몬(4759만원)·동부(4734만원)·서울(4700만원)·더블유(4500만원)·현대스위스(4500만원)·한신저축은행(2078만원)에 약 3억원을 예금했다. 이 가운데 진흥·솔로몬·더블유·서울저축은행 등 4곳은 지난 2012년부터 차례로 영업이 정지됐다. 이 총재 후보는 한은 부총재 자격으로 2012년 4월까지 저축은행 영업정지를 의결하는 금융위원회 회의에 참여했다. 이런 부분을 제외하면 청문회 전망은 대체로 밝은 편이다. 정책 능력에 대한 시비가 없고, 임시국회가 문을 닫은데다 6·4 지방선거가 다가와 정치권의 관심이 온통 선거에 쏠려있다는 점도 부담을 던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나성린 의원은 "내부 출신 인사에 실력있다는 평가가 많아 딱히 송곳 질의를 할만한 쟁점이 없다"고 했다. 야당 간사인 민주당 김현미 의원도 "두루 평판이 좋다"며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고 전했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이 총재 후보가 오랜시간 한은에서 일하며 철저히 신상을 관리했고, 실력도 인정을 받은 터라 청문회만 두고 보면 역대 최고의 인사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라고 귀띔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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