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한국과 일본, 중국 주식에 동시에 투자하는 롱쇼트 펀드가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 판매된 롱쇼트 펀드는 국내 주식만을 활용한 펀드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일본, 중국 주식을 함께 운용하는 펀드가 등장하면서 선택의 폭이 한층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출발선에 선 KB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롱쇼트 펀드 담당자들에게 운용전략과 성공 가능성을 물었다.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해외주식을 담는 롱쇼트 펀드가 많이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이 정상적으로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최근 '아시아포커스롱숏 증권펀드'를 출시한 한국투자신탁운용 김의년 AR운용팀장(사진)의 말이다. 그는 "한ㆍ중ㆍ일 전체를 하나의 유니버스(투자 포트폴리오)로 보고 균형 잡힌 롱쇼트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며 운용전략을 밝혔다. 김 팀장은 현재 아시아 주요 국가의 금리가 '제로(0)' 수준으로 내려갔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일본이나 중국은 현재 제로 금리 수준이어서 대차비용이 굉장히 싸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한국보다 시장규모가 5배 큰 일본, 4배 큰 중국으로 투자 범위를 넓히면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과 중국, 일본 3개국이 같은 시간대 거래를 할 수 있는데다 한국투신운용의 리서치 능력을 활용할 수 있어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내세웠다. 종목 선정시 홍콩법인과 상하이사무소를 활용, 해외 기업 직접 탐방이나 소통이 가능해 기업 상황을 체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한국투신운용의 축적된 해외리서치 능력으로 롱쇼트펀드 운용에서 성과를 거둘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롱쇼트 펀드의 장점은 수익률을 차곡차곡 쌓고 시장변동성에 맞춰 롱도, 쇼트도 탄력적으로 구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KB한일롱숏펀드를 이끄는 송성엽 KB자산운용 본부장(사진)의 진단이다. 송 본부장은 "KB한일롱숏펀드의 경우 일본 다이엠운용의 자문을 활용해 한국과 경쟁관계에 있는 산업과 기업들의 메크로 환경과 시장밸류에이션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하는 전략을 짜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KB한일롱숏펀드는 산업 구조가 유사하고 경쟁 분야가 비슷한 한ㆍ일 두 나라의 주식시장을 분석해 주가 상승이 예상되는 종목을 매수(long)하고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이나 지수선물을 매도(short)하는 롱쇼트 전략을 구사한다. 예컨대 현대차는 매수, 도요타는 매도, 삼성전자는 매수, 소니는 매도하는 전략이다. 그는 "한·일간 경쟁관계에 있는 산업은 자동차나 IT 뿐만 아니라 기계나 화학 등 종목이 다양하다"면서 "그쪽 분석 자료를 바탕으로 해서 일본 주식끼리 롱숏전략을 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본증시는 국내증시보다 변동성이 크고 리서치 능력도 한국보다는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섣불리 롱쇼트전략을 구사하기보다는 일본 운용업체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하면서 신중하게 접근할 계획이다. 그는 "연 목표수익률을 6~8%로 잡고 '비싼 주식은 안사고 비싸다고 생각하는 주식은 판다'는게 우리 회사의 운용철학"이라며 "이에 맞게 시장을 꾸준히 아웃퍼폼할 수 있도록 한일롱숏펀드를 운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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