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우리나라의 주택가격이 여타 동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거시경제 성장률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한 서울에 대한 토지 및 주택공급 관련 규제가 도쿄, 상하이, 싱가포르, 홍콩, 타이베이 등 동아시아 주요 도시 중 가장 강력하고, 주택공급의 탄력성도 이중 두 번째로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한국개발연구원(KDI)은 24일 '동아시아 대도시 주택가격 변동성의 비교·분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국, 일본, 중국, 싱가포르, 대만, 홍콩 등 6개국 대도시의 주택가격을 비교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동아시아 대도시의 주택가격은 거시경제 호황·회복, 도시화로 인한 택지주택공급 부족, 주택대출 확대, 건설금융 확대, 국제유동성 유입, 토지보상으로 인한 유동성 확대, 외국인 이주 등 해외인구 유입, 공공주택 입주대상 확대 등의 요인으로 상승돼 왔다.
이 중 서울의 경우, 1987~1991년 주택가격 상승기에 거시경제 호황과 공급부족의 영향을 크게 받았으며 2001~2008년 거시경제 호황과 함께 주택대출 확대, 건설금융 확대가 가격 상승 요인으로 꼽혔다. 당시 서울은 각 28.3%, 50.3%의 주택가격 상승률을 나타냈다. 특히 서울은 비교대상이 된 동아시아 국가들보다 거시경제 성장률의 변화가 민감하게 주택가격 추이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질GDP 1% 변동에 따른 주택가격 변동률의 평균치는 서울이 2.16%로 홍콩(0.69%), 도쿄(0.29%), 타이베이(0.33%)를 훨씬 웃돌았다. 보고서를 작성한 조만 연구위원은 "분석대상 6개국의 주요 도시에서 총 11회의 지속적이고 큰 규모의 주택가격 사이클이 관찰된다"며 "11개 실질주택가격 사이클의 평균 지속기간은 3.6년, 연평균 상승률은 23%"라고 설명했다. 서울의 두 차례 사이클은 연평균 상승률이 각 7.2%(1987~1991년), 6.8%(2001~2008년)로 여타 동아시아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다. 타이베이는 연평균 50.39%(1986~1990년), 13.10%(2006~2010년)의 상승률을 나타냈고, 베이징과 상하이도 각각 29.82%(2008~2011년), 28.55%(2008~2011년)를 기록했다. 조 연구위원은 "2000년대를 기준으로 서울의 주택가격 상승률(4.3%)은 6개국 평균수준(4.8%)이며 변동성(7.1%)은 도쿄(4.7%)다음으로 낮다"고 설명했다.
또한 서울은 6개국 주요도시 중 가장 규제가 강력한 곳으로 파악됐다. 서울에 대한 공급규제종합지수는 16으로, 싱가포르(11), 도쿄(8), 상하이(8), 타이베이(8), 홍콩(2)을 훨씬 웃돌았다. 신규주택에 대한 가격규제를 실시하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싱가포르뿐이며, 공공 및 민간 분양 모두에 대한 가격규제를 실시하는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주택공급의 탄력성 또한 마이너스를 나타낸 상하이(-0.45)에 이어 서울(0.04)이 두 번째로 낮았다. 공급탄력성은 타이베이(1.3), 홍콩(1.1), 도쿄(0.99)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조 연구위원은 "부동산시장 안정화를 위해 향후 정책목표를 보다 포괄적인 주택시간 안정으로 전환하고 정책개입의 조건 및 시기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며 "불필요한 규제 및 시장개입은 완화 또는 철폐되고, 가용 정책수단들의 역할분담도 고려돼야 한다"고 제언했다.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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