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진군, 지난해 굴업·덕적지적에서 600만㎥ 허가, 2017년까지 3500만㎥ 예상… 해양환경 훼손 우려 불구, 해역이용영향평가 공개 안해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인천 해역에서 퍼나간 바닷모래(해사)의 양은 얼마나 될까?. 인천시 옹진군에 따르면 80년대 중반 이후 관할 해역에서 허가된 해사는 2억5000만㎥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과 부산을 잇는 400㎞ 경부고속도로 위에 폭 25m, 높이 25m 모래성을 쌓을 수 있는 양이다.그렇다면 수도권에 공급되는 해사의 60% 가량이 채취되는 인천 해역은 피해가 없는 것일까?. 또 해역영향평가는 제대로 이뤄진 채 해사 채취가 허가되고 있는가?.최근 환경운동단체인 인천녹색연합이 옹진군에 ‘해사채취사업 해역이용영향평가서’ 등의 정보공개를 요구해 그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인천의 해양환경이 무분별한 해사 채취에 의해 파괴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해역영향평가서를 꼼꼼히 들여다보겠다는 것인데, 지난달 27일 인천시행정심판위원회의 정보공개 결정에도 불구 옹진군은 아직 답변이 없다.인천에서 해사채취는 그동안 대이작도 앞 선갑지적에서 진행됐다. 그러다 2012년 선박운항안전상 문제로 이 곳이 해사채취금지지역으로 지정되자 옹진군은 지난해부터 해사채취 장소를 굴업·덕적지적(굴업도로부터 5㎞, 덕적도로부터 7㎞ 떨어진 굴업도 인근 해상)으로 옮겼다.옹진군은 지난해 600만㎥를 허가했고 올해도 700만㎥을 허가할 계획이다. 해사채취사업자인 한국골재협회 인천지회에 허가한 해사채취 기간은 지난해부터 2017년까지로 5년간 총 3500만㎥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해사채취를 허가받기 위해서는 일종의 환경평가인 ‘해역이용영향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해사채취로 인한 영향을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밝히고 환경문제에 따른 대책을 마련하자는 것인데, 사업자가 작성해 해사채취 허가 기관에 제출한다.그러나 옹진군은 해역이용영향평가서가 ‘사업자의 경영·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이라며 사업자의 정당한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공개를 거부했다. 새로운 해사채취 장소인 굴업·덕적지적의 해역이용영향평가가 적절하게 이뤄졌는지를 확인할 방법을 차단한 것이다.인천녹색연합은 무분별한 해사채취로 인해 인근 지역은 물론 인천앞바다 전체의 어족자원이 감소됐고 해안침식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이작도 등 해수욕장들에서는 모래유실이 심각해 해수욕장 개장 전에 모래를 사다가 포설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해사채취지역 인근에 있는 해양보호구역 대이작도 풀등(모래섬)의 면적이 2008년 이후 20%가량 줄어들었다는 국토교통부의 조사결과도 제시했다.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덕적지적과 인접해 인공어초시설이 있어 해사채취에 따른 영향을 받을게 뻔하다. 이같이 수산자원이 고갈되는 문제에 대해 사업자가 제대로 조사하고 저감대책을 세웠는지 영향평가서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또 “연안에서 4~5㎞ 이내에서 해사채취가 이뤄질 경우 연안침식이 우려된다는 해양전문가들의 연구결과가 있다”며 “굴업·덕적지적은 이 범위에 해당된다”고 경고했다.인천녹색연합은 해역이용영향평가서가 해사 채취로 인해 훼손될 수 있는 ‘해양환경의 보전’이라는 공익을 위해 필요한 정보인만큼 옹진군이 요구자료를 공개 안 할 시 법적대응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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