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국내 상륙, 돌풍이냐 미풍이냐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글로벌 가구공룡 이케아는 국내 가구시장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지만, 조립가구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들의 외면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이케아코리아는 최근 한국어 홈페이지(www.ikea.kr)를 개설하는 등 국내 고객에 대한 소통 채널을 늘리고 있다. 또 지난해 12월 고양 원흥지구 부지에 2호점을 내기로 한 데 이어, 서울 고덕동 인근에도 매장을 내기 위해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말 광명점을 출점하고 나서야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국내 시장 규모를 감안하면 이케아는 국내에 총 4~5개의 매장을 개설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케아의 가격 경쟁력은 국내 가구업체들에는 큰 고민거리다. 이케아가 입주하는 광명·고양시 가구 상인들은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고양시 가구업체들의 경우 이케아에 대항해 고양가구센터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명시 가구업체들은 이케아 반대 운동을 펼치며, 이케아와 광명시에 제대로 된 상생안을 요구 중이다. 사제가구뿐 아니라 브랜드 업체들 역시 가격정책을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저렴한 가격대의 생활용 가구를 판매하는 업체들은 이케아와 정면으로 맞붙게 된다. 한샘 관계자는 "이케아의 규모 등을 생각하면 가격 측면에서 경쟁이 안 된다"며 "협력사와의 협의를 통해 매년 8%씩 가격을 인하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케아 가구는 완제품으로 관세를 면제받는 반면, 국내 업체들은 원자재인 목재를 수입하면서 관세를 내는 등 역차별을 받고 있어 경쟁이 더욱 힘들어졌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이케아 가구를 병행 수입해온 업체들 역시 광명점이 개설되면 생존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병행 수입으로 이케아 가구를 들여와 판매하는 업체는 잘 알려진 곳만 해도 10곳이 넘는다. 가구업체가 불안에 떨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케아의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이케아의 가격 경쟁력은 대량생산은 물론 소비자에게 조립을 맡기는 DIY(Do It Yourself) 체제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에도 DIY 열풍이 불고 있지만 아직 소비자 대다수는 업체에서 조립해 주는 가구에 익숙하다는 것이다. 이케아가 국내에 진출하면 가구 조립 대행업체들이 급증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이에 따라 이케아는 국내 소비자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배송·설치·조립 서비스 등을 강화할 전망이다. 이케아는 한국보다 먼저 진출한 중국·일본에서도 이 같은 현지화 전략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미 업계에서는 이케아가 배송체계 구축을 위해 롯데계열 물류회사인 롯데로지스틱스 외에도 복수의 대기업 물류회사와 접촉 중이며 설치·조립을 위해 중소기업과 손잡았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2부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