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電 시총 24조 증발…'현대차 3인방' 엔저폭탄에 부진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다사다난했던 2013년 증시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선봉에 섰던 '국내증시 대표주자'들의 표정이 각양각색이다. 통상 삼성전자를 필두로 같은 길을 가던 정보기술(IT)주들이 올해는 방향을 달리하며 희비가 엇갈린 가운데 '자동차 3인방'은 엔저 충격에 힘을 쓰지 못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부동의 시총 1위' 삼성전자 주가는 연초 157만6000원에서 전날 140만8000원으로 10.65% 하락했다. 시총은 232조1437억원에서 207조3974억원으로 24조7462억원 증발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연초 2만6600원에서 전날 3만6000원으로 35.33% 급등하며 시총 순위가 12위에서 5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시총 부피도 7조1027억원가량 불렸다. 올해 IT 대표주들의 실적 희비가 엇갈린 것은 D램 업황 호조의 영향을 동시에 받았으나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판매 둔화 우려로 이를 제대로 주가에 반영하지 못해서다. 삼성전자는 올해 4분기에도 영업이익이 시장 추정치(10조2314억원)를 밑도는 9조원 중후반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이엔드 스마트폰 판매 둔화 및 재고조정으로 인한 IT·모바일(IM) 부문 실적 감소, TV 패널 부문 경쟁 격화, 능동형발광다이오드(AMOLED) 가동률 하락으로 인한 디스플레이 부문의 실적 부진 때문이다. 내년 1분기 역시 국내증시 '큰 형님'의 주가 약진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도현우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내년 1분기 영업이익은 9조3178억원으로 시장 추정치인 9조7993억원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며 "스마트폰 신제품 부재로 인해 판매 모멘텀이 약할 것으로 예상되고, 전통적인 IT 비수기 영향이 반영돼 분기 실적 부진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SK하이닉스는 D램 업황 호조의 수혜를 톡톡히 누렸다. 모바일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1조114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3분기에는 1조164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2분기 기록을 또다시 갈아치웠다. 4분기에는 우시공장 화재로 인한 물량 축소로 영업이익이 7562억원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이미 예상된 수준이어서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됐다.자동차는 엔화 약세 폭탄에 전반적으로 부진한 한해를 보냈다. 특히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 등 '현대차 3인방' 가운데 기아차는 시총 순위가 5위에서 9위까지 미끄러졌다. 현대차 3인방의 총 시총은 연간 1조7846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강상민 이트레이드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차는 장기적으로 성장 한계에 대한 고민을 해소시켜 주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여기에 환율 및 경쟁 환경 등 수익여건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익성장 및 주가수준 측면에서 눈높이를 의미 있게 높일 수 있는 시점은 여전히 아니라는 설명이다.중국의 속 시원한 경기회복 시그널이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정유·화학주의 회복도 더딘 편이다. LG화학의 시총은 연초 대비 2조9159억원 감소했다. 황규원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IT관련 소재의 계절적인 비수기에 따른 실적 위축으로 LG화학의 4분기 영업이익 역시 4054억원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내년에 계획 중인 설비 증설이 대부분 1분기에 집중된다는 점, 1분기 석유화학제품 공급이 타이트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 정도가 내년 초 주가의 기대요인"이라고 설명했다.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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