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 아침에 눈을 뜨면 스마트 미러(Smart Mirror)를 통해 오늘의 날씨와 뉴스를 본다. 손목에 채워진 밴드는 밤사이 나의 건강 상태를 체크해 준다. 관련 영상은 침대 머리맡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10여년 전처럼 층간 소음 탓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일은 없다. 층간 소음 제어를 위한 신소재 스마트 세라믹이 건축 마감재로 쓰였기 때문이다.미래 유망 소재ㆍ부품을 개발해 실생활에 적용했을 때, 10여년 뒤 우리 가정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모습이다. '전기선이 사라진 사무실' '최첨단 원격 의료 서비스' 등은 곧 다가올 미래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첨단 소재와 부품이 뒷받침 돼야 가능한 일이다.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2025년까지 정부 예산 지원과 산학 협력으로 개발할 '미래 유망 200대 소재ㆍ부품'을 26일 발표했다.이들 소재ㆍ부품이 쓰일 업종은 반도체ㆍ디스플레이(72개), 자동차(49개), 바이오(27개), 일반기계(16개), 조선(15개), 건설(11개), 석유화학(7개), 섬유(3개) 등이다.우리나라는 2011년 기준 세계 5위의 소재ㆍ부품 수출 국가로, 관련 산업에서의 무역수지 흑자는 올해 1000억달러에 육박할 전망이다. 그러나 소재ㆍ부품의 대일 무역 적자는 지난해 220억달러를 기록할 정도로 무역 역조가 심각한 상황. 핵심 원천 기술이 부족한 탓이다. 정부가 기술 개발에 발 벗고 나선 것도 일본, 독일에 대한 기술 의존도를 낮추고 국산화에 보다 집중하기 위해서다.
김재홍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26일 서울 양재동 더 K호텔 한강홀에서 이희국 LG전자 사장, 정광춘 잉크테크 대표, 김병수 한울로보틱스 대표, 윤정식 디자인뮤 대표, 이기섭 산업기술평가관리원장, 박희재 산업통상 R&D전략기획단장, 권순기 경상대 총장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First mover형 소재부품 전략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개발 대상에 오른 주요 소재ㆍ부품 중에는 정부와 삼성, LG 등 수요 기업이 2025년이면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 초경량 미래형 금속 소재인 '에어로 메탈'이 있다. 깃털보다 가벼운 소재로 자동차, 항공, 반도체 분야에서 배터리 전극, 충격 흡수재, 필터 등을 만들 때 쓸 수 있다. 정부는 2025년 에어로 메탈 소재의 세계 시장 규모는 3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자동차나 건물 외벽 등에 칠하면 태양광을 에너지로 바꾸는 '솔라 페인트' 소재도 눈에 띈다. 개발만 된다면 제작 과정이 복잡하고 무거운 기존 태양전지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시장 규모는 130억달러로 추정됐다.2020년에는 별도 충전 없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에 쓸 수 있는 독립형 자가전원 부품을 개발할 것으로 정부는 내다봤다. 이를 통해 지금의 모바일기기 전지를 대체하는 20억달러 규모의 시장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또한 파킨슨병이나 우울증 등 난치성 뇌질환 치료를 위한 지능형 뇌조절 기술, 자가 치유가 가능한 수술용 인체 접합 소재, 탐색 및 구조 활동에 쓰이는 초소형 곤충 로봇의 부품, 유해물질을 흡수ㆍ분해하는 자연친화형 도로포장용 소재, 인공지능 로봇ㆍ자동차의 핵심 부품 등이 개발 대상에 포함됐다.김재홍 산업부 1차관은 "200개 소재ㆍ부품 가운데 개발 순위 상위 30%와 관련된 세계 시장 규모는 2025년 약 1조달러로 예상된다"며 "시장을 선도하는 동시에 소재ㆍ부품 분야의 대일 무역 적자도 줄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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