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쳐가는 韓 청년…고용의 질 최악

현실과 이상의 깊은 괴리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우리나라 청년(15~29세)들이 지쳐가고 있다. 취업률과 관련된 각종 통계를 보면 청년들의 일자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다. 갈수록 일자리는 줄어들고 싼 값에 자신의 몸을 던지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오랫동안 저성장을 이어온 우리나라 경제와 몇몇 대기업에 편중된 수익집중화 현상이 불러온 효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기획재정부·청년위원회 등이 내놓은 각종 통계는 이런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청년인구는 지난 2002년 1065만1000명에서 2012년 951만7000명으로 약 113만4000명 줄었다. 같은 기간 청년 취업자 수는 479만9000명에서 384만3000명으로 약 95만6000명 감소했다. 지난 10년 동안 청년인구는 10.6% 감소한 반면 청년 취업인구는 19.9% 가까이 줄어든 모습을 보이고 있다. 취업에 성공했더라도 이른바 '알아주는 대기업'들은 아니다. 지난 2009년 이후 100인 이상 사업장에 취업한 청년의 수는 계속 줄어든 반면 30인 미만 사업장(2009년 246만9000명→2012년 250만4000명)에 일자리를 갖는 청년은 늘었다. 청년의 경우 비정규직 비중도 증가했다. 지난 2003년 청년의 경우 비정규직 비율이 31.7%였다. 전체 비정규직 비율은 32.6%였다. 2012년 청년 비정규직 비율은 33.8%로 2003년보다 2.1% 증가했다. 반면 전체 비정규직 비율은 2012년 33.3%로 2003년에 비해 0.7% 늘어나는데 그쳤다. 상대적으로 청년층의 비정규직 비율이 증가됐음을 알 수 있다. 기재부 등 그동안 정부가 청년들과 여러 차례 미팅을 통해 취합한 설문자료를 보면 취업자의 91.4%가 300인 미만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청년 10명중 9명 정도(88.6%)는 300인 이상 중견·대기업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을 회피하는 이유로 청년들은 ▲낮은 임금·복지수준 ▲고용 불안 등의 이유를 꼽았다. 이렇다 보니 청년 취업자가 꿈꾸는 희망연봉은 3210만원이었지만 실제 현실에서 받는 연봉은 2329만원에 불과했다. 881만원의 차이가 난다. 인턴제와 취업이 따로 굴러가고 있는 것도 이상과 현실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정부는 기업들이 인턴을 고용하면 지원금을 준다. 기업들로서는 정부의 지원금으로 값싸게 직원을 채용해 일을 시킬 수 있다. 정부가 기업에 금융지원을 하는 것은 인턴제를 거쳐 직원으로 채용해 주기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들은 2~3개월 정도 인턴제가 끝나고 정부 지원이 중단되면 가차 없이 인턴을 해고해 버린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한국 경제가 그동안 저성장을 이어오면서 청년 일자리의 질이 악화되고 있다"며 "청년들의 능력에 맞는 일자리를 찾아주고 연결해 주는 청년 일자리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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