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어제 서울 이태원에 '중동 보건의료 협력지원센터'를 열었다. 지원센터는 중동지역 환자와 의사 연수생에게 의료기관 이용은 물론 출입국에 필요한 비자와 교통, 관광, 숙박 등 비의료서비스까지 상담하고 해결해주는 일을 한다. 건설에 이은 '의료 특수'를 기대하며 중동 환자와 의사 연수생 유치를 늘리기 위한 조치다. 앞으로 다른 지역으로도 확대해 의료 관광을 성장동력으로 키울 방침이다. 정부가 중동 환자 유치에 정성을 쏟는 데는 이유가 있다. 암과 심혈관 등 중증질환 수요가 많아 진료수익이 높다. 지난해 외국인 환자의 1인당 평균진료비는 168만원인데 아랍에미리트(UAE) 환자는 5700만원에 달했다. 34배나 된다. 동반가족 평균 체류비용도 UAE 환자는 전체 외국인 환자 평균(275만원)의 29배인 8000만원이었다. 중동 환자를 많이 오도록 하면 의료관광산업을 한층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추가 인프라나 비용투자 없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의사 연수생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지난 9월 사우디아라비아와 의사 유료연수생을 10년간 유치하기로 약속했다. 내년 3월부터 매년 100명의 사우디 의사들이 한국을 찾는다. 연수생 1인당 연간 연수ㆍ체류비용이 8000만원에 달한다. 정부는 현재 오만ㆍ쿠웨이트와도 환자 송출 및 의사 연수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이다. 정부는 지원센터를 통해 내년에 UAE 환자가 1400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2012년 273명, 올해(11월 기준) 382명을 훌쩍 넘어서 2000억여원의 진료 및 관광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사우디 연수생의 경우 2023년까지 2300억원 규모의 경제적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중동국가에서 오는 환자 수는 일본과 캐나다, 독일에 이어 네 번째라고 한다. 이제 시작인 셈이다. 중동 의료관광 특수를 누리려면 과제가 많다. 무엇보다 부문 간 불균형을 고치는 일이 급하다. 병의원 시설, 의료기술, 진료비 경쟁력 등은 뛰어나지만 교통, 숙박, 관광, 통역 등 비의료서비스 부문은 취약하다. 단순한 중동 환자 유치 이상의 지속가능한 의료관광의 기틀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 의료계의 노력에 더해 정부가 의료산업 육성과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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