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졸라맨 지자체 '야근도 하지마라'

신규사업중단 SOC예산삭감은 물론 '행정운영 경비'도 줄이기 나서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세입은 줄고 세출은 늘고' 세수부족으로 내년도 살림살이에 고민이 깊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신규사업 중단과 사회간접자본(SOC) 분야 예산삭감은 물론 일상적인 경비에 해당하는 행정운영 관련 예산도 줄이고 있다. 사무실 운영 비용부터 초과근무 인정 시간도 줄이는 등 전방위적인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것이다. 13일 전국 주요 광역시도에 따르면 17개 지자체가 내년도 행정운영 기본경비로 편성한 예산은 당초 계획한 5254억원보다 74억원 줄어든 5180억원이다. 서울을 포함한 10개 지자체가 기본경비를 삭감했고, 4곳은 기존 수준으로 동결했다. 인천광역시, 강원도, 세종시 3곳의 증액분을 빼면 삭감액은 200억원 수준이다. 전체 예산(총계기준)에서 기본경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0.5%로 미미하지만, 사무실 운영과 업무추진을 하며 발생하는 비용이기 때문에 일선 공무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꽤 크다. 서울시는 958억원에서 872억원으로 86억원을 삭감했다. 최근 집행실적을 감안, 출장경비를 비롯한 운영 비용을 최대한 줄이라는 방침을 각 부서에 전달했다. 경기도도 국내출장비 20%, 사무관리비 10%를 절감해 42억원을 줄였다. 경상북도가 45억원, 대전광역시 6억원에 이어 대구광역시도 관서운영비 등을 줄여 올해보다 5억원 더 적게 편성했다. 지자체가 '깎아야 살아남는다'는 정신으로 예산을 조정할 수밖에 없는 것은 올해 정부의 세수부족분이 15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예상에다 내년에도 국세 수입이 줄어 적자재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줄줄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무상보육과 기초노령연금을 중심으로 한 지자체의 복지비용 부담이 늘고 있지만, 세수부족으로 국고보조율이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점차 희박해지고 있는 실정이다.전국시도시자협의회 측은 "국고보조율 상향은커녕 국회에 제출된 지자체 국고보조사업 24개에 대한 보조율이 인하됐다"며 "내년도 지자체의 재정부담이 1343억원가량 늘어 지방재정난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행정운영 경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건비는 인원증가로 인해 17개 지자체가 모두 올랐지만, 상승폭을 줄이기 위한 자구책은 여전했다. 서울시는 초과근무수당을 최대 60시간까지 인정했지만 10시간을 줄여 50시간까지만 인정하기로 했다. 대구시는 연가보상비 지급 한도 기간을 15일에서 12일로 줄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간부사원의 업무추진비는 물론이고 각종 출장비와 교통비 등 비교적 규모가 적은 부분까지 손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업무시간 내 최대한 일을 마쳐 초과근무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고육책을 만드는 등 작은 분야까지도 어떻게 해서든 비용발생을 줄이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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