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연말 코스피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전날 코스피는 한달여 만에 1970선으로 밀렸다. 12일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약세에도 불구하고 연말연초 코스피의 흐름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수요회복과 함께 G2(미국·중국), 연말 미국의 소비시즌과 중국의 춘절수요 사이클에 대한 믿음이 큰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춘절수요는 최근 5년간 꾸준히 IT·소재·산업재의 수요회복과 주가반등을 견인해왔다며 귀금속·식음료·패션·헬스케어 등의 부상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네 마녀의 날(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의 영향에 대한 예상은 '제한적인 매수세 유입'으로 요약됐다. ◆전종규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중국의 최근 10년 소비패턴을 살펴보면 춘절 수요는 여전히 강한 모멘텀을 유지하고 있다. 12월부터 1월까지 연결되는 두 달간의 소비는 최근 5년간 평균적으로 전체 소매판매의 19%를 차지하고 있다. 2011년 이후부터 지난 3년간 춘절기간 동안의 소비는 당해의 소매판매 증가율보다 2%포인트 정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 경기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춘절기간 동안 중국 소비자들은 아낌없이 소비하는 패턴을 유지한다는 의미다. 내년 또한 부동산경기의 호조세와 가처분소득 증가의 영향으로 예년수준 이상의 춘절소비증가가 나타날 것이다. 전통적으로 중국 춘절의 계절적 수혜를 얻는 섹터는 IT·소재·산업재다. 이는 주식시장의 수익률과 제품가격에서 입증되어온 것으로, 과거 5년간 12월과 1월 중국 주식시장의 퍼포먼스를 보면 IT·소재·산업재는 시장 대비 각각 3.9%포인트, 3.5%포인트, 2.7%포인트 초과수익률을 거뒀다. 다만 최근의 제품가격 흐름은 차별화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 화학업종은 스프레드가 강하게 유지되는 춘절수요를 보여주는 반면 철강업종은 여전히 가격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중국의 산업별 공급과잉수준을 보여주는 결과로 시진핑 지도부의 강력한 구조조정개혁이 진행되기 전까지는 IT·화학·일부 기계업종으로 수혜가 집중됨을 의미할 것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중국의 춘절소비 트렌드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큰 틀에서 본다면 내구재 중심에서 점차 소프트한 소비재로 소비트렌드가 움직이고 있다. 지난 2000년 이후 2008년까지 소매판매증가율 상위품목은 자동차(45%), 통신(45%), 석유화학제품(38%), 건설자재(21%) 순이었으나 최근 5년간 춘절 소매판매증가율 상위품목은 귀금속(28%), 가구(25%), 석유화학(21%), 음료(21%), 의류(20%), 제약(19%) 순으로 다양한 소프트소비재의 판매증가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중국 춘절의 소비트렌드는 우리가 제시하고 있는 중국의 W(Women)·B(Baby&Kids)·S(Silver) 소비시장 성장의 단면으로 판단된다.12월은 본격적인 중국의 춘절수요 사이클이 시작되는 시간이다. 향후 2개월 정도의 시간이 중국 춘절수요에 민감한 IT·소재(화학)·산업재(조선)의 추가상승이 예상된다. IT·화학·조선 섹터의 최선호주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LG화학·롯데케미칼·삼성중공업이다. 소비주로는 CJ오쇼핑·에스엠·오리온·파라다이스·매일유업을 추천한다. ◆김지현 동양증권 애널리스트= 미국의 초당파적 특별위원회가 10일(현지시간) 예산안에 합의하면서 내년 초 정치 불확실성 리스크가 거의 해소됐다. 고용지표 개선과 정치 불확실성 완화는 일반적으로 증시에 우호적인 재료지만, 다음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호(FOMC)를 앞두고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불안감이 신흥국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이번 합의안의 핵심은 복지축소, 세제개혁 등 민감한 이슈들은 논의에 포함시키지 않아 비교적 쉽게 타협(small deal)됐다는 것이다. 모처럼 '벼랑 끝 전술' 없이 미리 합의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내년 1월의 미국 연방정부 부분폐쇄(셧다운) 우려는 해소됐고 2월 부채한도 관련 불확실성은 남아 있지만, 내년 선거를 앞두고 양측이 정쟁을 피하고 있어 원만한 타협 예상된다. 12월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은 높아졌지만, 소비와 설비투자가 부진하고 물가 수준이 낮기 때문에 내년으로 이슈가 넘어갈 가능성 역시 여전하다. FOMC가 아직은 다소 미흡한 경기모멘텀(현재)과 향후 개선 전망(미래) 중 어느 쪽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양적완화 축소 시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12월 늦어도 내년 3월 양적완화 축소가 결정될 것이다.◆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일반적으로 12월 만기는 긍정적이다. 최근 5년간 데이터를 봐도 그렇다. 연말배당이 프로그램매수를 유인했고, 12월물과 3월물간의 가격차(12월-3월 스프레드)의 강세도 긍정적인 기여를 했다. 특히 레버리지 상품의 시장이 확대되면서 매수 롤오버(이월) 수요가 증가한 것도 스프레드 강세의 숨겨진 이유였다. 올해는 약간의 차별성이 발견된다. 무엇보다 시장 분위기가 좋지 못하다. 이머징마켓의 상대적인 매력도 저하는 외국인의 현물매도로 표현되고 있다. 지난주부터 악화된 선물 베이시스는 좀처럼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주부터 전일까지 프로그램매매는 1조1000억원의 매도우위다. 한 가지 버팀목은 12월-3월 스프레드의 강세다. 전일에 약세를 보이긴 했지만 여전히 이론가 대비 고평가 수준이다. 다만 전일 상황이 걸린다. 외국인을 중심으로 6000계약 이상의 매도 롤오버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투신이 3600계약의 매수 롤오버를 전개했으나 스프레드 하락을 막지 못했다. 그렇다고 해서 부정적인 만기상황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출회 가능한 차익잔고는 대부분 청산돼 차익거래 관련 부담은 약하다. 오히려 스프레드 강세가 구현된다면 '스프레드 매도+K200 바스켓 매수' 형태도 가능하다. 12월-3월 스프레드 수급을 보면 추가 강세보다는 소폭 약세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결국 매수는 들어오겠지만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으로 판단된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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