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시멘트업계가 내년 가격 인상카드를 놓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 생산 원가의 20%를 차지하는 전력요금이 올해 들어 2차례 걸쳐 10.8% 인상되면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나 건설경기 불황의 장기화와 철도파업이란 악재가 겹치면서 인상안을 통과시키기 만만찮기 때문이다. 올해 초 시멘트 가격을 동결했음에도 주요 시멘트 업체들이 견조한 실적을 내고 있다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양회, 한일시멘트, 아세아시멘트 등 주요 시멘트업체들이 올 3분기에 견조한 성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1위인 쌍용양회만 하더라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397억원, 31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2%, 2.4%씩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247억원으로 17.6% 늘었다. 한일시멘트 역시 3분기에 영업이익 316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보다 12.3% 성장했다. 매출액은 9.3% 증가한 2359억원을, 당기순이익은 29.8% 증가한 206억원이었다.아세아시멘트도 3분기 선방한 성적표를 거뒀다.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16.8%, 32.7% 늘어난 1035억원, 184억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도 전년보다 25.1% 증가한 144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시멘트업체들이 전방산업인 건설경기의 불황이란 악재에도 이처럼 재무구조 안정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유연탄 가격 안정 효과와 함께 자체적으로 원가 절감을 위한 자구책을 시행한 덕분이다. 전력사용 피크타임을 피해 야간 생산을 최대화하는 식으로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것은 물론 가동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해외 시장으로도 적극 눈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시멘트업체들은 이 같은 노력을 통해 거둔 값진 실적을 마냥 반길 수만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처해있다. 더이상 원가를 절감할 수 없는 구조라 내년엔 가격 인상이 절실한데 건설ㆍ레미콘업계가 올해 실적 등을 근거로 인상 카드를 거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철도파업도 인상안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할 처지다.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전기요금이 잇달아 오르면서 내년에 440억원(주요 7개사 기준)의 추가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정말 가격인상 외에는 대안이 없는 상황인데 철도파업 악재까지 겹쳐 건설ㆍ레미콘업계가 이를 받아들일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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