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건수제를 도입할 경우 운전자의 80%에 달하는 무사고자들의 부담을 덜 수 있습니다""사고가 1건이라도 나면 보험료가 20%까지 할증됩니다. 누가 받아 들일 수 있겠습니까"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화재보험협회에서 열린 '자동차보험 할인할증 제도개선' 공청회에선 자동차보험 할인할증 제도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김수봉 보험개발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현행 할인할증제도는 1989년 도입된 이래 기본 골격이 그대로 이어 왔다"며 "24년이 지난 시점에서 현재의 제도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어 주제발표에 나선 이경주 홍익대 교수는 "사고건수제를 도입할 경우, 운전자 중 80%에 달하는 무사고 운전자들의 부담을 덜어 줄 수 있고, 제도의 취지인 사고예방에도 기여할 것"며 "보험료 부담의 형평성 확보와 사고예방 촉진을 위해 반드시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또한 그는 "할인할증 제도의 목표인 사고예방 기능의 약화가 교통사고로 인한 사회적 비용지출 과다로 이어지는 비효율을 개선하자면 사고건수의 도입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패널토론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기승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자동차 사고에 있어서 고액 사고보다는 소액 사고가 손해율을 더 높인다"며 "손해율 악화를 줄이기 위해서는 사고 발생 건수를 줄여야 하는데 사고건수제가 여기에 부합한다"고 말했다.박춘근 동부화재 이사는 "현재 제도하에서는 차사고가 나면 3년 동안 할증이 이어진다. 아무리 작은 소액 사고라도 한번 나면 3년동안 할인을 받을 수 없다"며 "건수제로 바뀌면 사고가 나 이듬해 할증이 되더라도 그 해 사고를 내지 않는다면 곧바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문희수 한국경제 논설위원은 "통계적으로 보면 운전자들이 5년에 한번정도 사고를 낸다"며 "모든 사고에 똑같은 할증율을 적용하기 보다는 사고 건수별로 할증율을 차등해 적용하는 등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건수제 도입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도 나왔다. 신종원 YMCA 실장은 "건수제가 도입될 경우 사고가 1건 나면 다음해 20%까지 할증이 예상된다. 어떤 운전자가 받아 들일 수 있겠나"며 "빈번한 사고 발생이 전체 수지의 부담이 되니, 건수제로 변경해 보완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이날 공청회는 금융당국이 자동차보험료 할인 할증 체계의 기준을 현행 '점수제'에서 '건수제'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보험업계와 학계, 시민단체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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