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외국 프로 TV 방영 규제는 '소탐대실'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 정부의 방송 편성 프로그램 통제 강화에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는 최근 인터넷판에서 방송 편성 프로와 상업광고를 엄격히 제한하려는 중국 정부의 정책에 대해 강하게 비난하며 "지키기 어렵고 얻는 것보다 잃을 게 많은 실효성 없는 정책"이라고 꼬집었다.중국에서 언론ㆍ출판ㆍ영화ㆍTV 등을 담당하는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하 광전총국)은 내년 1월부터 각지 위성방송국들이 외국 판권 프로를 연간 1편 이상 편성할 수 없도록, 황금시간대인 저녁 7시 30분∼10시에 방송할 수 없도록 제한했다.게다가 광전총국은 중국에서 제작된 다큐멘터리와 아동용 프로를 각각 30분 이상 방영하고 뉴스, 문화, 스포츠, 어린이용 관련 프로 편성 비중을 3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상업 광고 부분에서는 채널마다 시간당 TV 쇼핑 광고를 한 차례, 그것도 3분 이내로만 내보낼 수 있다. 같은 내용의 TV 쇼핑 광고는 하루 3차례까지만 방송할 수 있다. 황금시간대인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는 이마저도 전면 금지된다.포브스는 중국 정부가 방송 프로에 대한 통제 강화로 건전하고 내실 있는 프로들이 늘 수 있으리라 기대하지만 이는 쉽지 않다고 본다. 통제가 강해질수록 특정 프로에 대한 시청자의 욕구는 더 강해져 컴퓨터나 모바일 기기를 통한 불법 소프트웨어들이 판 칠 것이라는 주장이다.외국 TV 프로를 접할 수 있는 주요 통로인 불법 다운로드와 해적판 DVD 이용 사례가 오히려 늘 수 있다는 얘기다.포브스는 크게 3가지 면에서 중국 정부의 방송 프로 규제가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데다 실현하기도 어려운 정책이라고 꼬집었다.첫째, 인기 있는 프로의 방영이 제한 받으면 방송국은 매출 하락을 겪게 된다. 둘째, TV 대신 다른 기기로 특정 프로를 보려는 사람들 때문에 오히려 정부의 미디어 통제력이 약해질 수 있다.셋째, 외국 TV 프로 방영 규제는 세계 각국, 그 중에서도 특히 미국과 무역분쟁을 야기할 수 있다. 중국은 2001년 12월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당시 TV 시장 개방을 허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이 WTO 서비스 협정(GATS)에 사인해 외국 TV 프로 시장 개방을 약속했다.따라서 중국이 TV 시장의 빗장을 걸어잠그는 쪽으로 돌아설 경우 미국은 광전총국의 노골적인 규제를 WTO에 제소할 수 있다.한편 각지 방송국도 새 정책에 난색을 표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름 밝히기를 꺼린 광저우의 한 방송국 관계자는 "새 정책에 따르면 하루 7시간 30분 정도 교육용 프로로 깔아야 하지만 이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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