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21일 광화문 KT올레스퀘어에서 개최된 제2회 K앱 페스티벌에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배달의민족 같은 브랜드 전략'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찾는 것보다는 '정의 내리기'를 통해 새로운 시각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성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의 브랜드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정의 내리기'를 꼽았다. 모든 일은 정의를 내리는 것으로부터 시작되고 앱 개발도 이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 김 대표의 생각이다. '배달의민족'은 스마트폰에서 위치기반 정보를 바탕으로 인근 배달 업소를 보여주고 전화연결을 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는 앱이다. 김 대표는 "배달의민족이라는 서비스도 '배달음식'을 정의 내리는 것에서부터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배달음식이란 국가 대표 축구경기를 할 때 시켜 먹는 치킨에 맥주다. 그는 "실제로 비 오는 주말 저녁 국대전 축구경기를 할 때 주문이 폭주한다"며 "여기서 배달음식은 사랑하는 사람과 나누는 행복한 시간이라는 다소 오글거리는 정의가 나왔다"고 했다. 그리고 타깃을 좁혔다. 그는 "배달은 사장이 아닌 종업원, 부모님이 아닌 막내가 시킨다"며 "그들에 맞춰 즐거운 서비스를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키치와 패러디를 통한 B급 문화를 콘셉트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디자이너 출신 경영자다. B급 문화 컬래버레이션 제품들도 회사의 브랜드 전략을 잘 보여준다. 그가 디자인 한 클리어 파일은 '교수님 사랑해요'를 외치고, 16기가짜리 USB 이름은 '이런십육기가'. 우산에는 '비가 오면 생각나는 그 사람', 카드케이스에는 '덮어놓고 긁다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김 대표는 "키치와 패러디를 통해 B급 문화를 관통한 것도 브랜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 문구들은 우아한형제들에서 개발한 '한나체'로 쓰여 있다. 김 대표는 "서체 하나로 우아한형제들의 브랜드를 확산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배달의 민족은 스마트폰 사용자들 사이에 편리하다고 입소문이 나면서 누적 다운로드 수 800만회를 넘어섰다. 배달의 민족을 통한 주문 통화 건수는 월별 250만건에 달한다. 김 대표는 "3만명의 유료 광고주를 유치했고 내년부터는 매출 100억원 정도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독창적인 서비스 모델을 인정받아 본엔젤스, 알토스, 스톤브릿지, IMM 등 실리콘벨리에서 20억가량 투자를 받기도 했다. 김 대표는 회사 비전뿐만 아니라 직원 비전도 실현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직원의 만족도와 자부심도 높아지면서 최대 성과를 도출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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