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인도 정부가 내년 3월 말로 끝나는 2013 회계연도에 정부 지출을 6000억루피(미화 96억4000만달러) 삭감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인도 재무부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정부 지출을 6000억루피 삭감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면서 "현재 부처간 지출 내역 검토 작업과 함께 지출 예상액을 다시 산정하고 있는데 11월 안에 작업이 마무리 될 것"이라고 전했다.6000억루피는 인도 정부의 예산 16조6500억루피 가운데 4%에 해당하는 액수다. 인도가 정부 지출 삭감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재정적자를 의식한 것이다. 예상보다 재정적자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은 세수를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지출 때문이라는 판단이다.인도 정부는 재정적자 비율을 연 말까지 국내총생산(GDP)의 4.8% 수준으로 맞추겠다고 약속했지만 회계연도 상반기(4월~9월) 재정적자는 이미 연간 목표의 76%에 이르고 있다. 라드히카 라오 DBS뱅크 이코노미스트는 "인도 정부는 재정적자 비율 목표 4.8%를 달성하기는 힘들 것"이라면서 "적자 규모가 GDP의 5.3%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인도 정부는 지난해에도 정부 지출을 8150억루피 줄이고 일부 지출 계획을 뒤로 연기해 재정적자 비율을 목표 5.1% 보다 낮은 4.9% 수준으로 맞춘 바 있다. 그러나 인도가 내년 5월 연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정부 지출 삭감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더라도 실행에 옮기기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WSJ은 인도 정부가 재정적자 비율 목표 달성을 통해 신용등급 하락을 막아 국채발행 시장에서 자금조달 비용이 상승하는 것을 피하려 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내년 선거를 앞두고 지출을 늘려서라도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하고 싶어 한다고 풀이했다.현재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인도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해 'BBB-(투자부적격 바로 윗 단계)' 신용등급의 하향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태다. 신용등급이 더 내려가면 인도는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기가 힘들어져 인프라 투자에 타격을 받고 이것은 경제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지게 된다. 인도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5%로 주저앉으면서 10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5%에 이어 올해 인도의 경제성장률이 3.8%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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