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로 보는 2013시즌 골프마케팅 '성공과 실패'
'3번 우드로 300야드를 날린다'는 모토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캘러웨이골프의 X핫 시리즈.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2013 골프시즌이 끝나가는 분위기다. 국내 남녀프로골프투어는 최종전까지 마무리하면서 긴 겨울방학에 돌입했고, 아마추어골퍼들은 납회를 서두르고 있다. 골프용품시장도 일찌감치 2014년형 모델들을 쏟아내면서 내년을 준비하는 분위기다. 올 시즌 시장 상황은 어땠을까. 일부 브랜드들은 획기적인 기술력으로 대박을 터뜨리기도 했지만 소속 선수의 부진으로 고개를 떨군 곳들도 있었다. 희비가 엇갈린 사연들을 정리했다. ▲ "품질에 공 들였더니"= 마케팅이 중요하지만 핵심은 결국 기술력이다. 타이틀리스트 '프로v1' 골프공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무려 65년째 사용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더 멀리, 더 정확히 날아간다'는 모토는 브랜드를 가리고 보면 어느 회사의 카피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지향점이 똑같다. 결국 골퍼들이 신뢰하는 획기적인 기술만이 터닝 포인트를 만들 수 있다. X핫 3번 우드가 대표적이다. 저물어 가는 캘러웨이골프를 되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초부터 '300야드 나가는 스푼'이라는 수식어로 실제 300야드를 날리는 장타 시연까지 선보이며 화제를 몰고 왔다. 소비자 반응도 뜨거웠다. 전국 체인을 보유한 국내의 한 용품대리점에서 집계하는 판매 순위에서 출시 이후 페어웨이우드 부문 1위를 독주했다. 캘러웨이골프는 "지난해 대비 페어웨이우드 판매만 2배 이상 성장했고, 우드로는 역사상 최고 판매량을 기록했다"며 "카테고리가 확장돼 드라이버 판매까지 65%나 늘었다"고 했다. 테일러메이드의 SLDR도 조이고 풀 필요 없는 슬라이드 방식의 튜닝기술로 골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미국에서는 투어 프로들이 성원을 보냈고 국내에서도 출시 전부터 해외 직수입사이트들이 들썩거렸다. 에코는 스파이크리스골프화 시장을 주도했다. 국내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리자 덴마크 본사가 직접 지분을 투자해 진출할 정도로 파급력이 컸다. 전 세계 스파이크리스 골프화의 유행을 선도했고, 불황에도 불구하고 매년 매출신장을 거듭하고 있다. 고집스러운 장인정신이 동력이 됐다. 풋조이와 아디다스골프, 코브라 푸마, 나이키 등 골프화브랜드들의 '스파이크리스 전쟁'을 유발했다.
나이키가 10년간 최대 2억5000만달러라는 거금을 들여 영입한 로리 매킬로이. 하지만 1년 내내 슬럼프에 빠져 오히려 마케팅에 역효과가 나고 있다.
▲ 소속선수에 '희비'= 기술력이 비슷하다면 기댈 곳은 단연 마케팅이다. 골프용품사들의 대표적인 마케팅 수단이 바로 선수 후원이다. 먼저 실패 사례다. 나이키골프는 연초 두 명의 톱스타를 영입했지만 상대적으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10년간 최대 2억5000만 달러로 추산되는 매머드급 계약을 맺었지만 매킬로이의 슬럼프로 오히려 역효과가 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클럽 적응 실패'와 '과도한 연애' 등 다양한 분석을 쏟아내고 있다. 그나마 한 시즌이 지난 최근 조금씩 샷 감각을 찾아가는 모양새다. 노승열(22) 역시 타이틀리스트를 떠나 나이키골프로 이적해 애를 먹었다. PGA투어 카드까지 날려 2부 투어인 웹닷컴투어로 내몰렸다가 '파이널시리즈 3차전' 네이션와이드챔피언십 우승으로 기사회생했다. PRGR은 지난해 4명의 선수단을 운영하다가 올해 전면 중단해 아예 존재감이 없어졌다. 허윤경(23)이 지난해 4차례나 준우승에 그치면서 '2인자'의 꼬리표를 달기는 했지만 그래도 홍보효과는 막대했다. 허윤경은 계약 해지와 동시에 우리투자증권레이디스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우승을 일궈내 마케팅 능력의 허술함까지 노출했다.국산골프공생산업체 볼빅은 반면 이일희(25)와 최운정(23)의 덕을 톡톡히 봤다. 이일희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바하마클래식에서 행운의 우승을 거머쥐면서 국산 골프공으로 세계무대를 제패한 1호 선수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최운정은 최근 일본에서 열린 미즈노클래식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매 대회 치열한 우승 경쟁으로 노출 빈도를 높이고 있다. 혼마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용품계약 선수인 양수진(22)과 이미림(23), 김하늘(25), 이승현(22) 등이 차례로 우승컵을 선사해 분위기가 뜨겁다. 메인스폰서가 아니면서도 선수마케팅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사례다. 캘러웨이골프는 배상문(27)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세 번째 한국인 챔프에 등극했다. 세계랭킹 1위 박인비(25)가 퍼터만은 캘러웨이 세이버투스 모델을 선택해 어부지리도 얻었다.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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