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행정부, 추석 전후 공직기강 감찰 결과 22건 적발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9월12일 충남 서산시 고위간부 A씨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버젓이 부하 직원 5명으로부터 명절 선물 명목으로 160만원을 받아 챙겼다. A씨는 뿐만 아니라 산하 체육회로부터 상품권 50만원을 받아 챙기는 등 총 210만원의 금품을 수수했다. A씨는 결국 정부의 암행감찰에 걸려 중징계 대상이 되고 말았다. 지난 추석 연휴를 전후로 공직 기강이 상당히 해이해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처럼 금품ㆍ향응을 주고 받거나 상사를 폭행하는가 하면 심지어 근무시간에 도박판을 벌인 사람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 안전행정부는 추석 직전인 지난 8월26~9월17일까지 제주도를 뺀 전국 15개 시ㆍ도에 대해 공직기강 감찰을 진행한 결과 22건의 금품ㆍ향응수수, 공직기강 해이, 업무처리 부적정 등을 적발했다고 9일 밝혔다. 이에 따르면, 충남 예산군의 한 면장은 지난 6~7월 중 직무관련 5개 업체로부터 7회에 걸쳐 800만원의 금품을 수수했다가 적발됐다. 이 면장은 지난 2009년 6월부터 2012년 2월까지 지역내 환경업체 6곳으로부터 차용증도 안 쓰고 이자도 주지 않은 채 3억2500만원을 빌려 쓴 후 2억9500만원을 아직 상환하지 않은 사실도 이번에 드러났다. 또 B시의 6급 공무원 C씨는 지난 9월13일 지역내 한 식당에서 직무 관련 업체인 모 건설 전무로부터 "하도급 계약을 따낼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명목으로 현금 200만원을 받다가 암행감찰반에 의해 현장에서 적발됐다. 다른 지자체의 6급 공무원 D씨도 지난 8월6일 한 건설업체로부터 가족 해외 경비 명목으로 170만원을 받았고, 다른 한 업체로부터 명절 선물 명목으로 30만원 어치의 상품권을 받는 등 200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사실이 드러났다. E군의 4급공무원 F씨는 지난 5월 아들을 결혼시키면서 지역내 건설업체로부터 100만원을 축의금 명목으로 받았고, 지난 7월16일엔 여성기업인ㆍ공무원등이 참석한 술자리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하는 등 품위를 위반했다.G군 한 사업소에 근무하는 7급 공무원 H씨는 2010년 9월부터 지난 3월까지 지역내 건축사 등 3개 업체로부터 총 12회에 걸쳐 510만원 상당의 상품권 등을 받아 동료 10명과 20만~120만원씩 나눠 챙겼다가 이번에 적발됐다.I군의 5급 공무원 J씨 등 3명은 지역내 체육회로부터 109만원 상당의 해외 여행을 제공받아 연가를 내고 갔다 왔으며, K시 6급 공무원 L씨는 직무 관련 업체 사장을 지인들과 식사 장소로 불러내 총 72만원 상당의 술값을 대신 내게 했다가 감찰에 걸렸다. 상사에게 주먹을 휘두르는가 하면 근무 시간 중 포커 도박판을 벌이는 등 공직 기강 해이도 심각했다. M도의 5급 공무원 N씨는 지난 9월5일 소속 기관장으로부터 "왜 평일에 연가를 내고 골프를 치러 갔냐"고 질책을 당하다가 화를 참지 못해 기관장에게 주먹을 휘둘러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혔다. 또 O시의 5급 공무원 P씨 등 5명은 박근혜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떠났던 지난 9월10일 근무시간 중 퇴직 공무원의 집에 모여 포커 도박을 치다가 적발되기도 했다.이와 함께 Q시의 4급 공무원 R씨는 야근을 하지 않고도 2010년 6월부터 지난 7월까지 야간 당직 근무 대가로 4580만원을 챙겼다가 이번 감찰에서 적발됐고, S군의 5급 공무원 T씨는 지난 5월부터 8월 말까지 근무 시간 중에 지역내 색소폰 교습소에서 수업을 들었다. 한 지자체 6급 공무원은 지난 8월13일 업무 지시에 대답을 늦게 한다는 이유로 부하 여직원(7급)의 얼굴을 서류 뭉치로 때렸다가 이번 감찰에서 적발됐다.이밖에 부적절한 업무 처리도 지적됐다. U군이 지난 2011년 1월 별정직 6급 공무원을 특별 임용하면서 적법한 절차를 밟지 않은 채 면접만 보고 채용하는가 하면, V시 W과는 저지대 상습 침수 지역에 우수 저류조를 설치하는 공사를 하면서 관리 감독에 소홀해 임의 설계 변경 및 인접건물 균열 발생 등으로 20억원의 추가 공사비를 낭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안행부 관계자는 "해당 공무원들의 소속 기관, 시ㆍ도에 공문을 보내 사례 전파 및 관계 공무원에 대한 교육을 통해 고질적이고 관행적인 비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를 강구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사회문화부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