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미국 연방정부가 셧다운(일시 업무정지)돼 공무원 80만명이 일시해고된 가운데 연방 상하원 의원들이 세비를 반납하고 나섰다. 정치권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해 연방정부의 업무가 중단된 만큼 이들 정치인이 사실상 셧다운을 일으킨 셈이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안(오바마케어)을 저지하기 위해 21시간 이상 연단에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연설을 한 테드 크루즈(텍사스ㆍ공화) 상원의원은 정부가 셧다운된 기간만큼의 봉급을 자선 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오바마케어 시행을 유예하지 않으면 2014회계연도 잠정 예산안을 처리할 수 없다며 공화당 내 강경 기류를 주도하는 공화당 소속의 존 베이너(오하이오) 하원의장도 봉급 수령을 거절하기로 했다. 미국 상ㆍ하원의원의 연간 세비는 17만4000달러(1억8700만원)로 당직을 맡으면 더 받기 때문에 베이너 의장의 봉급은 22만3000달러(2억3900만원)다. 에릭 캔터(버지니아)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셧다운이 풀릴 때까지 월급을 에스크로(은행 등에 돈을 맡기고 조건이 충족되면 찾을 수 있도록 한 제도) 계좌에 넣어놓겠다고 설명했다. 미국 하원은 올해 초에도 계속되는 잠정 예산안 편성으로 의회에 대한 국민 불신이 확산하자 특정 시점까지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의원 급여를 받지 않겠다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해리 리드(네바다)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도 에스크로 계좌를 활용하기로 했고 미치 매코널(켄터키)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기부를 약속했다. 전 재산이 3억5500만달러에 달해 최고 부자로 꼽힌 대럴 아이사(공화ㆍ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이미 세비 전액을 자선단체에 나눠 준 것으로 알려졌으며 재산 서열 2위(1억1400만달러)인 마이클 맥콜(공화ㆍ텍사스) 하원의원도 기부 의사를 밝혔다. 반면 재산이 2500만달러로 의회 내 50대 부자 의원 가운데 15위인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돈을 받을지 말지 밝히지 않고 있으며 의원실도 답변을 거부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꼬집었다. 미국 대통령의 급여도 의무 지출 대상이어서 셧다운 동안에도 월급은 계속 지급된다. 오바마 대통령의 연봉은 40만달러, 조 바이든 부통령은 23만7000달러다.지연진 기자 gy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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