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택시 운행해보니, 하루 충전만 3~4번

한 번 한 시간 충전에 135㎞, 장거리주행은 어려워…“충전기 설치 늘여야, LPG보다 돈 적게 들어”

지난 달 6일 대전시청에서 운행을 시작한 전기택시 3대. 짧은 주행거리로 하루 3~4번의 충전이 필요하다.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전국에서 처음으로 지난달 6일부터 대전시에서 전기택시 3대가 도심을 달리고 있다. 대전시와 르노삼성, 카이스트가 협약을 맺고 전기택시를 들여오기 위한 실증사업을 벌이는 것이다.카이스트가 내년 1월까지 기술검증, 경제성을 분석해 영업용 택시 도입에 맞다고 판단하면 단계별로 법인과 개인택시를 전기택시로 바꾼다.25일간 이 택시를 운전한 김광수(49)씨는 “전기자동차 매력에 빠졌다”고 말할 만큼 장점이 많다고 설명했다.그는 “먼저 자동차 엔진소리가 없어 조용한 게 마음에 든다”며 “손님 10명을 태우면 2, 3명은 전기택시에 관심을 갖고 물어온다”고 말했다.환경부가 공공기관 위주로 전기자동차를 보급, 아직까지 일반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게 사실이다. 김씨는 “전기자동차를 타보고 어떤 원리로 움직이는지, 안쪽 인테리어는 어떻게 돼있는지 사람들이 잘 몰랐다”며 “택시가 운행하니까 타본 사람들은 신기해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르노삼성의 전기차 ‘SM3 Z.E.’는 제원표상 1회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가 135㎞다. 하루 3~4번 충전해야하는 문제가 가장 크다. 한 번 충전에 1시간이 걸린다. 김씨는 “택시회사 3곳에 하나씩 충전기가 설치됐으나 한 곳은 저녁에 잠겨있는 등 다른 회사에 가서 충전할 수 없어 회사에서만 충전한다”며 “1시간 동안 쉬면서 스트레칭 등으로 몸을 푼다”고 말했다.충전시간을 영업수입으로 따지면 5만원 정도다. 김씨는 “LPG(액화천연가스) 택시 운행 땐 충전비가 그만큼 들었다”며 “충전비가 적게 드니까 충전시간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기충전비가 싸므로 어느 정도 수입이 줄어드는 건 받아들일 수 있다는 말이다.또 다른 문제는 짧은 주행거리 때문에 장거리를 달리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는 “대전을 벗어나 가까운 도시로 가는 손님은 태울 수 없다”며 “일반차량이 가까운 주유소를 찾아 기름을 넣는 것처럼은 아니어도 전기차 보급을 늘리기 위해선 충전기가 도심 곳곳에 설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김씨는 “배터리 문제만 풀리면 택시는 물론 승용차도 전기차로 하는 게 환경이나 경제적인 면에서도 훨씬 유리하다. 전기택시를 운행하면서 환경을 많이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이처럼 전기차 인프라는 많이 부족하지만 환경과 에너지 줄이기 차원에서라도 전기자동차 보급은 더 늘려야 한다는 견해다. 대전시는 내년부터 2020년까지 3370대 규모의 법인택시 모두와 5485대의 개인택시를 대상으로 전기차 보급을 늘리고 2015년부터는 장애인용 콜택시까지 보급할 계획이다.이영철 기자 panpanyz@<ⓒ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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