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화학무기를 사용한 시리아 정부군에 대한 국제사회의 응징론이 약해진 가운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만 시리아에 대한 군사행동을 주장하면서 국제 전략유 방출론이 제기되고 있다. 전략유는 전쟁 등에 대비해 주요 선진국이 석유를 비축해둔 것이다. 미국의 경제전문채널 CNBC는 9일(현지시간) 트레이더들과 전략가들 사이에서 시리아에 대한 미국의 군사행동으로 국제유가가 폭등해 경제 성장률을 위협할 경우 주요 선진국들이 전략유를 방출할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두바이 소재 컨설팅업체 마나 에너지 컨설팅 앤드 프로젝트 매니지먼트의 로빈 밀스 사장은 "시리아에 대한 미국의 단기 공습이 있겠지만 시기가 불확실하다"면서 "시리아 공습 계획 속에서 리비아산 석유 중단이 계속된다면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재고를 방출할 준비를 하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시리아 공습이 실제 이뤄질 경우 중동 지역의 석유 생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대부분은 이라크의 반응과 이라크에 대한 보복 공격으로 인프라가 파괴되는 것을 최악의 시나리오로 꼽는다. CNBC의 최근 시장심리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절반 이상의 응답자(59%)가 이번 주 유가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3분의 1가량은 시리아 리스크가 이미 시장에 반영돼 세계 최대 석유 생산지인 중동 리스크에 따라 유가가 결정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의 경제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도 오바마 대통령의 시리아 공습에 대한 최대 지원군이 미국의 전략유라고 분석하며 전략유 방출 가능성을 전했다.브렌트 크루드유 가격은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으로 1400명이 숨진 지난달 21일 이후 베럴당 3달러가 올랐다. 이날 브렌트유 가격은 베럴당 113달러까지 치솟았다. 석유 트레이더들은 미국의 시리아 공습 이후 시리아 정부군의 동맹국인 이라크의 반격을 우려하고 있다. 이 경우 이라크로부터 원유 공급이 중단돼 국제유가가 폭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이 전략유를 풀어 공급을 늘리면 가격을 떨어뜨릴 수 있는 만큼 비축유가 오바마 대통령의 방패막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미국이 마지막으로 전략유를 방출한 것은 시리아 내전이 벌어졌던 2011년으로 당시 크루드유 가격은 이틀 만에 9달러나 떨어졌다. 1975년 승인된 전략유는 멕시코만 인근 소금동굴에 비축됐다. 이 중 44%가량은 IEA 소속 28개국의 몫이다. 2011년 리비아 위기 때 방출된 6000베럴 가운데 절반이 미국의 비축유였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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