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건설사들의 매각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인수의향서(LOI)를 내며 탐색하는 곳은 있지만 정작 입찰서는 제출하지 않는 일이 잦아졌다. 건설업황 악화와 잠재부실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관련 업계에 따르면 시공능력 59위의 LIG건설이 지난 27일 매각 주관사 삼일회계법인을 통해 본입찰을 실시했지만 단 한 곳도 입찰서를 내지 않아 유찰됐다.LIG건설 관계자는 "지난 19일 인수의향서 접수를 마감했을 때만 해도 3곳이 인수 의사를 밝히고 예비실사를 했지만 본입찰 때는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관사, 법원 등과 협의해 재매각 일정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당초 LIG건설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곳은 이랜드, 갑을건설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랜드와 갑을건설이 LIG건설 매각작업에 관심을 보였지만 입찰에 응하지는 않았다"며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척하면서도 진짜로 건설사를 인수합병하는 일은 드물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일부 회사는 인수에 뛰어드는 것으로 위장해 홍보효과를 노리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이랜드의 경우 쌍용건설을 인수하겠다며 나서는 등 몇 차례 건설사 인수 애드벌룬을 띄우기도 했다.LIG건설은 물론 여러 중견 건설사들이 매물로 나왔지만 실제로 팔린 곳은 거의 없다. 인수합병(M&A) 우선협상자까지 선정한 동양건설산업은 이달 중도금이 납부되지 않아 매각 작업이 무산됐다. 지난 6월 5군데에서 인수의향서가 들어온 벽산건설은 지난 2일 인수협상대상자 선정을 다음 달 말로 연기했다. 인수의향 업체가 일정 연기를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광토건은 지난 5월 M&A를 추진한다고 했지만 아직 이렇다할 움직임이 없다. 시평 순위 16위의 쌍용건설도 지난해부터 M&A 매물로 나와 있는 상태다.이들 기업들은 모두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중에 있다. 권오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에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감축, 경제민주화 등으로 기업 규제가 예상되는 분위기에서 건설산업 중장기 전망이 불투명한 데다 이미 매물로 나온 건설사들이 부실을 떠 안고 있어 인수 의향 업체들이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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