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이영규 기자]경기도가 3875억원의 '감액추경'을 결정했다. 지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15년만의 일이다. 이번 감액추경은 경기도의 복지비 급증이 가장 큰 원인이다. 여기에 취득세수 급감도 한 몫했다. 세출은 늘고 세수는 덜 걷히다보니 결국 본예산을 손질해 새롭게 재원을 확보한 셈이다. 경기도는 그러나 지방채 발행은 최대한 억제키로 했다. 또 26개 공공기관의 예산절감을 강력 추진키로 했다. 김동근 도 기획조정실장은 21일 브리핑을 통해 세출예산을 5677억원 줄이고, 대신 영유아보육료 등 복지예산과 소방예산을 1082억원 증액하는 내용을 담은 올해 1차 추경안을 발표했다. 다음은 김 실장과의 일문일답 -이번 감액추경 원인은. ▲두 가지다. 하나는 복지분야 세출이다. 경기도의 복지예산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또 하나는 세입이다. 부동산시장 침체로 취득세 안걷힌다. 경기도는 취득세가 전체 세수의 56%나 된다. 특히 이중 충격이 더 큰 것은 복지비 증가다. 경기도는 지난 2년동안 1조4000억원이 증가했다. 내년에도 4000억원이 늘어난다. 이럴 경우 세수가 정상적으로 들어온다고 하더라도 수년내 올해와 같은 감액추경 사태가 불가피하다. 정부에 적극 대응하고, 대책마련을 요구할 것이다. 복지비 증가가 이대로 간다면 취득세 정상으로 돌아와도 파탄난다. 복지는 국가사무다. 복지를 지방에 넘기면 안된다. -방만재정이 감액추경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는데.▲경기도 올해 예산 16조원이다. 이중 특별회계로 3조원 빠져나간다. 또 6조5000억원은 시군과 경기도교육청에 교부해주는 돈이다. 나머지 4조5000억원은 의무적 복지 경비다. 따라서 남는 돈은 1조8000억원인데, 이중 1조원이 인건비로 나간다. 인건비는 도청 공직자 5000억원, 소방공무원 5000억원 등이다. 결국 가용재원은 8000억원 수준이다. 이 돈으로 SOC를 비롯해 경제살리기, 문화사업, 비법정 복지사업, 무상급식 등을 한다. 특히 무상급식의 경우 올해 874억원으로 경기도 가용재원의 11%를 차지한다. 문제는 내년의 경우 빚을 내더라도 가용재원이 올해의 절반수준인 3000억~4000억원으로 떨어질 것이란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에도 올해처럼 무상급식 860억원을 지원한다며 이는 가용예산 전체의 25%를 지원하는 셈이다. 무상급식하고 나머지는 하나도 못하는 상황이 초래된다. 그래서 부득불 무상급식을 삭감하게 됐다. -상황이 어렵다. 지방채 발행 계획은. ▲올해 지방채는 쓰지 않도록 하겠다. 최대 발행한도는 2800억원이다. 올해 지방채를 쓰면 올해보다 더 상황이 악화될 경우 손을 쓸 수 없게 된다. 대신 세출감축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먼저 경기도 공직자들이 먼저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서는 게 도리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도지사이하 고위 공직자들이 보수가 아닌 시간외수당, 봉급인상분 등에 대해 감액을 결정했다. 도내 26개 공공기관에 대한 예산절감도 강도높게 추진할 것이다. 당장 수익을 내는 일부 기관은 배당이익을 받을 것이다. 또 수익을 못내는 공공기관에 대해서는 경상경비의 감액을 요청할 계획이다. 당장 내년 예산을 짤때부터 도입한다. 아울러 공공기관의 민자유치를 장려하기 위해 법인이 아닌 개인들에게 최대 1억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무상급식 삭감할 만큼 심각한가. ▲유독 경기도가 무상급식을 삭감한 것은 그만큼 재정적 어려움이 크다는 얘기다. 우선 무상급식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서울과 비교해도 2배에 달한다. 또 일부에서는 전남보다 경기도가 재정자립도가 높은데 어떻게 무상급식을 삭감하느냐고 한다. 경기도는 전남보다 인구가 6배나 많다. 그만큼 써야 할 돈도 많다는 얘기다. 여기에 경기도 세수의 56%가 취득세다. 이렇게 취득세가 큰 영향을 미치는 자치단체는 없다. 서울 등 대부분의 시도는 취득세가 전체 세수의 20% 수준이다. 경기도의 취득세 의존도가 타 시도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셈이다. 이런 상황들 때문에 결국 무상급식 예산삭감을 결정하게 됐다. -결식아동급식은 어떻게 되나. ▲결식아동급식 187억원과 친환경급식 차액보조금 414억원 지급은 내년에도 한다. -학교용지분담금 미전출금 721억원이 추경에 편성되지 않았는데. ▲경기도 학교 짓는데 문제가 있는지를 보고 수년에 걸쳐서 고려할 것이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이자는 납부하고, 분담금 원금은 납부를 연기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오는 11월 본예산 처리하면서 2차 추경 때 721억원 마무리 짓겠다.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사회문화부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