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이동통신 3사의 명운을 쥔 LTE 주파수 경매가 19일 '쩐(돈)쟁'을 시작했다. 경매 규칙이 복잡하고 3사별 입장과 변수도 많아 결과는 안갯속이다. 일각에선 지난 2011년처럼 주파수 대역 하나만으로 1조원에 육박했던 전례를 되풀이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예상을 깨고 큰 과열 없이 마무리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본지가 지금까지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한 경매 세부규칙에 따라 3사의 오름입찰 경매 과정을 '시뮬레이션' 해본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3사가 합리적인 선택만 한다면 원하는 주파수를 적정한 가격에 가져가는 '윈-윈'이 가능하지만 셋 중 하나라도 욕심을 내 상대방을 견제한다면 경매액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 과열 없으면 "2조 안넘을 수도" = 3사가 각각 B,C,D블록을 가져갈 경우 최저경쟁가격 합계는 1조4414억원이다. KT가 D블록을 원하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C블록과 B블록을 원한다고 가정하고 최소 입찰증분만 올릴 경우 총 경매대금은 2조원을 넘지 않고 끝날 수도 있다. 3사가 입찰증분을 최소로 유지하며,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가 동일 블록을 놓고 경합하지 않고, KT가 반드시 밴드플랜2의 D블록만 고집하지 않는다는 조건 아래 50라운드까지 오름입찰 경매를 모의로 가상한 결과, 3사의 블록 낙찰가 합계는 밴드플랜2가 이기는 상황에서 1조6887억원으로 예상됐다. SK텔레콤은 C블록을 6839억원에, LG유플러스는 B블록을 4796억원에, KT는 D블록을 5252억원에 가져갔다. 경매에 참여하는 3사 입장에서 가장 합리적인 결과는 가능한 한 낮은 가격에 할당받는 것이다. 때문에 3사가 불리함을 각오하면서까지 상대방에게 부담을 지우기보다는 적당한 선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 과열시 경매총액은 "3조원 돌파" = 그러나 셋 중 하나가 상대방이 원하는 대역을 선점하거나 끝까지 지지 않고 경쟁을 이어간다면 경매가는 급속히 치솟을 수도 있다. 여기서 경매 진행 양상이나 최종 밀봉입찰 등에서 얼마나 더 오르느냐에 따라 총 경매대금 규모는 두 배가 넘는 3조원대까지 이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KT가 D블록을 갖기 위해 밴드플랜2를 고집하고, 자금력이 충분하다고 평가받는 SK텔레콤이 KT의 부담을 높이기 위해 밴드플랜1의 가격을 계속 올리며 LG유플러스와도 C블록을 두고 경합하는 경우를 가상했다. 입찰증분은 최소 0.75% 이상 임의로 더 높이 책정했다. 블록 낙찰가 합계는 밴드플랜 1이 이기는 상황에서 3조1824억원으로 예상됐다. SK텔레콤은 C블록을 1조3130억원에, LG유플러스가 B블록을 8863억원에, KT는 D블록을 9831억원에 가져간다는 결과가 나왔다. 여기에 50라운드 이후 밀봉입찰까지 진행할 경우 가격은 더욱 치솟는다.결국 이번 경매의 향방은 3사 중 누가 '판도라의 상자'를 여느냐에 따라 갈린다. 어느 한 쪽이라도 팽팽한 균형을 깨는 순간 입찰가는 모두 급등할 수 있다. 한 이통사 고위 관계자는 경매에 앞서 "자체 분석 결과 만약 3사가 각자에게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끝까지 이어간다면, 경매대금도 크게 오르지 않으면서 원하는 대역을 가져갈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에서 실시되는 이번 경매는 50라운드로 진행되며, 하루에 최대 6라운드씩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최소 9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며 이변이 없는 한 이달 안에 경매 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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