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애플이여'…삼성의 '갤럭시 기어' 딜레마

애플보다 앞서 내면 시장 창조 부담, 늦으면 모방꾼 눈총 우려…삼성, 주요 '시험대' 올라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삼성전자가 스마트 와치 '갤럭시 기어(가칭)'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애플보다 먼저 내자니 스마트 와치의 시장 창조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부담이고 천천히 내자니 '카피캣' 논란이 거슬려서다. 업계는 갤럭시 기어가 삼성전자가 시장 창조자가 될 수 있을지를 확인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달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템포드롬에서 열리는 '삼성 언팩 2013 에피소드 2'에서 갤럭시 기어를 공개할 가능성이 높다. 이 일정대로라면 갤럭시 기어는 스마트폰 시장이 열린 이후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시장을 창조한 제품이 된다. 애플 아이와치가 9월 중순에서 10월 초 아이폰5S와 함께 공개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모바일 시장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부문으로 나뉘는데 모두 애플이 2007년 아이폰, 2010년 아이패드를 선보이며 시장이 열렸다. 스마트 와치는 스마트폰, 태블릿을 이을 새로운 제품 영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고민하는 부분도 바로 이 대목이다. 지금까지 스마트폰은 아이폰을, 태블릿은 아이패드를 쫓아가면 됐지만 스마트 와치의 경우 벤치마킹 대상이 없다. 삼성전자는 지난 1999년 '와치폰'을 출시했고 소니는 지난해와 올해 '스마트 와치'를 내놨지만 시장의 반응이 미미해 삼성전자는 갤럭시 기어에서 새로운 혁신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내부에서 갤럭시 기어를 서둘러 공개하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개발팀도 갤럭시 기어에 어떤 기능을 내세워야 할 지 고민이 많은 상황"이라며 "다음달 열릴 삼성 모바일 언팩 행사에서 삼성 스마트 와치를 함께 공개할 지는 아직 최종 확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갤럭시 기어가 글로벌 1위 스마트폰 제조사로서 삼성전자의 아이디어와 기술 혁신을 보여줄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는 다양한 제품, 대량 생산 능력, 이통사와의 긴밀한 협력 관계, 마케팅력 등으로 애플을 따라잡고 글로벌 1위 휴대폰, 스마트폰 제조사로 자리잡는데 성공했다면 이제는 진정한 의미에서 혁신을 보여 줄 차례라는 지적이다. 갤럭시 기어에는 휘어지는 플라스틱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휘어지는 배터리, 자체 통신 기능이 탑재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관건은 삼성전자가 어떤 차별화된 기능을 넣을 지, 스마트폰과 태블릿처럼 새로운 제품 영역으로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 지다. 음성통화 수ㆍ발신, 문자메시지ㆍ이메일 확인 등 스마트폰의 보조 역할을 하는 스마트 와치와 통신 기능을 탑재해 휴대폰처럼 쓸 수 있는 와치폰은 이미 나왔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로 패블릿(5인치 이상 스마트폰) 시장을 창조했지만 이는 스마트폰의 연장선으로 완전히 새로운 제품 영역은 아니었다"며 "스마트폰, 태블릿을 이을 새로운 제품 영역인 스마트 와치 시장 창조는 삼성전자가 단순 하드웨어 기업인지 창조력 있는 기업인지를 가늠할 주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권해영 기자 rogueh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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