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요? 주말도 없습니다…고삐죄는 MK

현대·기아차, 美 시장 '제로 성장세' 위기감 고조부회장들 대부분 휴가반납, 고위임원 訪美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정몽구 현대ㆍ기아자동차그룹 회장(얼굴)이 휴일에도 출근하는 등 경기상황에 대한 위기감을 드러냈다.정 회장은 지난달 29일 하반기 첫 수출전략회의를 통해 정의선 부회장 등 최고위층에게 위기감을 불어 넣은 바 있다. 글로벌 경영환경이 현대ㆍ기아차에 우호적이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정 회장이 휴일에도 반납한 것으로 보인다.5일 현대ㆍ기아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휴일인 지난 4일 서울 양재동 본사로 출근하는 등 휴가철임에도 불구하고 경영의 고삐를 바짝 당겼다.정 회장은 종종 토요일에 출근하지만 일요일에는 집에서 휴식 시간을 가져왔다는 점에서 정 회장이 느끼는 위기감이 남다른 것으로 해석된다. 정 회장은 휴일 부회장들로부터 다양한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정 회장의 특명을 받은 고위 인사가 이날 전용기 편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현대차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부회장들이 휴가를 반납했다"며 "최고위층들의 이번 미국 출장도 예상보다 빨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실제 현대ㆍ기아차는 올들어 미국시장에서 사실상 '0(제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까지 판매부진에 시달렸던 일본 브랜드들이 엔화약세 등 유리한 조건을 앞세워 지난 7월까지 누적 판매대수를 전년 대비 2.0~8.4% 늘린 반면 현대기아차는 전년 -0.3% 역성장 한 것. 더욱이 포드, 크라이슬러, GM 등 미국 빅3 자동차 메이커들 역시 '안방'에서 9.1~12.9%에 달하는 고성장세를 기록중이다.도요타 등 일본 브랜드의 재무건정성이 크게 높아지고 있는 점도 정 회장에겐 부담이다.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2013 회계연도 1분기(4~6월) 순익이 94% 껑충 뛰었다. 도요타의 분기 순익은 5622억엔을 기록, 전년 동기대비 94% 증가했으며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4412억엔도 웃돌았다.이에 따라 도요타는 2013 회계연도 전체 순익 전망치를 8% 상향 조정했다. 엔화 가치 하락이 일본 자동차의 해외 판매를 부추길 것이라는 판단에서다.반면 현대ㆍ기아차의 재무건전성은 최근 몇 년 새 최악을 기록했다. 상반기 매출액 44조5505억원(자동차 36조7202억원, 금융 및 기타 7조8303억원), 영업이익 4조2750억원, 당기순이익 4조6113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8%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7.7% 줄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7.8%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9.6%로 전년 동기(11.0%)보다 1.4%포인트 떨어졌다.현대차 관계자는 "내수 부진과 노조의 휴일 특근 거부에 따른 국내공장 생산 차질이 상반기 실적에 영향을 미치며 작년 동기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며 "경쟁사들의 수익성은 상대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반면 현대차는 원화 강세 및 엔저, 글로벌 경기 침체 등 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또 다른 관계자는 "미국 양적 완화 축소가 현실화될 경우 현재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유럽은 물론 인도, 러시아 등 신흥국가들의 자동차시장 환경이 더 악화될 것"이라며 "중국도 정부의 경제 체질 개혁 정책 추진 등으로 성장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임철영 기자 cyl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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