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식기자
▲ 삼성전자 갤럭시S3의 후면에 있는 IMEI와 일련번호.
휴대폰에는 사람으로 치면 일종의 주민등록번호 격인 IMEI와 일련번호가 있다. 소비자가 휴대폰을 이통3사 대리점이나 판매점에서 구입하면, 이통사는 휴대폰 고유번호 정보를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 통합관리센터를 통해 공유한다. 휴대폰을 분실하면 이통사는 사용자 요청에 따라 해당 휴대폰의 고유번호를 토대로 수ㆍ발신을 제한해 사용하지 못하도록 막는다. 다른 이가 사용해 사기 등 범죄에 악용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문제는 이 과정에서 이통사측의 과실로 휴대폰 고유번호가 종종 중복 등록된다는 것이다. 분실신고시 이통사 직원이 이를 전산에 입력하는 과정에서 잘못 기입하고, A씨처럼 타사 가입자가 엉뚱하게 피해를 입는 사례가 일어나고 있다. 이통사는 직원 실수를 시인하면서도 책임은 회피했다. KT 관계자는 "아주 드물게 발생하는 일"이라면서 "아이폰이 외국산 폰이다 보니 고유번호를 일일이 입력해야 한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B씨의 경우 삼성 스마트폰을 사용했음에도 똑같은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KAIT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IMEI 번호는 중복되어서는 안된다"면서 "이같은 피해가 있다면 이통사의 번호 관리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제대로 된 피해 보상도 이뤄지지 않았다. A씨는 "KT측에 신속한 원상복구를 요구했지만 '분실신고자가 보험금을 수령했기에 권리가 보증보험사에 있고, 타사 가입자이기 때문에 보상이 어렵다'면서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했다"고 말했다. B씨도 "LG유플러스 측이 같은 일련번호가 전산에 등록될 수 없다면서 분실신고자와 직접 협의하라는 등 성의없는 태도로 일관하다 제조사 측에서 유통경로까지 살펴 이상없음을 확인한 뒤에야 잘못을 인정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두 통신사는 3개월간 요금에 해당하는 금액의 50%를 현금으로 주겠다는 제안을 했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제조사와 AS센터를 수 차례 오가고 단말기 교체까지 든 비용과 휴대폰 사용이 끊겨 발생한 피해에 비하면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이통사 관계자는 "이같은 사례가 흔한 일이 아니다 보니 이통사 직원들도 제대로 알지 못해 대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변명했다. 결국 이통사가 제대로 된 필터링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가운데 소수의 피해자들만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셈이다.김영식 기자 grad@<ⓒ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