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의 모습은 어떨까

[아시아경제 전슬기 기자]7월 2주 예스24 종합 부문 추천도서 3대한민국은 지금 연애, 결혼, 출산 세가지를 포기한 '삼포(三抛)세대'를 살아가고 있다. 바늘구멍 같은 취업의 길, 불어나는 학자금 대출 빚, 치솟는 집값 등의 이유로 많은 것을 포기해야만 하는 게 현실이다. 혼자가 편해 선택적으로 싱글을 택한 사람들이 있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스스로 포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대한민국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청춘들은 뭐하나 마음 편할 일 없고 아픈 상처만 가득하다. 어쩌면 자신의 모습일수도 있고 주변사람들의 모습일지도 모른 이야기를 유쾌하게 때론 날카롭게 다룬 소설 3권을 소개한다.
연체된 인생들, 찌질한 네 남자가 코딱지만 한 망원동 옥탑방에서 기묘한 동거를 시작한다. 대책 없는 포 트러블 브라더스가 뒤죽박죽 뒤엉켜 펼치는 고군분투 인생 재기 프로젝트. 오갈 데 없는 루저들, 언제 파산할지도 모르지만 대책 없이 느긋하기만 한 인생들, 하지만 그들 사전에 포기란 없다. 망원동 옥탑방의 네 남자는 두 계절 동안 8평 좁은 공간에서 지지고 볶으며 좌절과 재기, 격려와 배신, 여행과 추억, 사랑과 우정을 나눈다. 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나름 자기 몫의 삶을 꾸려가며 재기를 꿈꾼다. 제9회 세계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한 『망원동 브라더스』는 심사평처럼 우리 시대 남자라면 모두가 공감하는 세대별 고민이 망라되어 있다. 하지만 전혀 무겁지 않고 가볍고 유쾌하다. 배꼽 빠지게 웃으며 읽다 보면 어느새 혼자가 아니라는 따뜻한 위안이 찾아온다. 웃음을 멈추고 책장을 덮을 땐 가볍게 툭툭 털고 희망이란 놈을 맞이할 수 있는 용기도 슬그머니 생긴다.
10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싱글빌에 입주한 여섯 남녀. 화려한 독신을 꿈꾸는 이들에게 매일같이 수상하고 은밀한 사건사고가 일어난다. 감정은 자꾸만 얽혀가고 숨겨진 진실이 드러나는데. 연애 금지 조항을 어기는 순간 퇴거조치. 사랑의 범인은 과연 누구인가? 이 작품에서 가장 눈 여겨 봐야 할 점은 무엇보다 나이도 이유도 의지도 다른 각양각색의 싱글들의 모습을 새롭게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작가는 “싱글라이프는 이 시대의 흐름이자 새로운 삶의 형태”이며 이 소설을 통해 “새로운 공동체상을 제시, 혈연을 뛰어넘는 가족의 탄생을 그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 발상에서 작품의 배경이 되는 ‘싱글빌’이 탄생되었다. ‘싱글빌’은 오직 싱글들만이 입주할 수 있는 공동체 마을이다. 이곳에 화려한 독신을 꿈꾸는 여섯 남녀가 입주하게 된다. 소설은 여섯 남녀에게 얽히고 얽힌 사건을 스피드 있게 하나씩 풀어가며 전개된다. 그리고 결국 중요한 것은 ‘누구와’ 사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사는 것임을 이야기 하고 있다.
《모던 하트》는 서른일곱, 헤드헌터로 일하고 있는 김미연의 삶을 통해 대도시 안에서 살아가는 이 시대의 연인과 직장의 풍속도를 생생하게 그려낸 세태소설이다. 헤드헌터 김미연은 학벌이라는 낙인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철저한 계급사회에서 발버둥을 치며 살아간다. 출신대학에 따라 사람을 분류하고 차별하는 것이 회사 조직에서는 물론, 연애와 결혼 같은 개인의 삶과 인물들의 내면까지 확고하게 지배하는 현실을 《모던 하트》는 솔직하고도 세세하게 묘사한다. 또한 주인공을 둘러싼 가족, 친구들의 이야기를 통해 슈퍼맘의 고충과 그를 둘러싼 관습과 제도의 문제, 세대 간의 갈등 등을 폭넓게 보여준다. 특히 일, 연애, 결혼을 앞두고 드라마 속 주인공들처럼 해피엔딩으로만 끝날 수 없는 비루한 일상에 대한 탁월한 묘사로 속도감 있게 독자들을 이야기 속으로 끌고 들어가는 매력적인 소설이다.전슬기 기자 sgju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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