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승환 국토 장관 '3자 물류 활성화 필요'…업계 '효율성 따져봐야'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물류산업은 복잡한 다단계구조로 물류기업과 종사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화주기업은 자신들의 전문 분야에 집중해 물류전문기업들이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많은 기업들이 자회사를 통해 물류를 담당하는 데는 그 만한 이유가 있다. 기업들의 경영효율성 측면도 생각해줘야 한다."(화주기업 관계자) 10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2가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화주기업 조찬간담회'에 참석한 정부와 기업의 물류산업 선진화에 대한 시각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정부는 물류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3자 물류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화주기업은 현실을 감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 5월23일 물류기업 관계자들과의 간담회에 이어 마련됐다. 이 자리에는 서승환 국토부 장관을 비롯해 김충호 현대자동차 사장, 박두의 삼성전자 부사장, 장인환 포스코 부사장, 김철하 CJ제일제당 사장, 이효율 풀무원식품 사장 등 9명의 대·중소 화주기업 대표들이 참석했다. 서 장관은 이 자리에서 "건설산업과 마찬가지로 물류산업도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공생발전과 경제민주화 측면에서 물류산업을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장관은 또 물류산업 경제민주화의 일환으로 지난해 12월 배포한 표준계약서 정착을 위해 화주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물류산업의 발전을 위해 화주기업과 물류기업이 해외에 동반진출 하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고 조언했다. 물류산업은 대기업집단이 자회사를 설립해 일감을 몰아주는 방식 중 하나로 꼽혀 왔다. 또 대기업부터 일선 화물차 운전사까지 이어지는 복잡한 구조도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부는 국내 기업들의 낮은 3자 물류 활용률도 물류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라고 지적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3자 물류 활용률은 2008년 46.3%에서 지난해 59.6%로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유럽(80%), 미국(78%), 일본(70%) 등 물류 선진국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이에 국토부는 지난 4월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첫 업무보고에서 물류기업 선진화 방안으로 3자 물류 활성화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3자 물류를 이용하는 화주기업에 대한 세제지원 강화, 컨설팅사업 지원 등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일 대기업집단이 자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것을 막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도 3자 물류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하지만 화주기업들은 정부 입장과는 크게 다르다. 화주기업들은 상생 측면에서 3자 물류 활성화에 공감하면서도 경영효율성도 함께 생각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산업의 특성에 맞게 2자 물류와 3자 물류를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이효율 풀무원식품 사장은 "많은 기업들이 자회사를 통해 물류를 담당하는 게 현실"이라며 "경영효율성 측면도 고려해서 상생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다른 대기업 CEO들도 말을 아꼈지만 비슷한 견해를 가진 것으로 풀이된다.화주기업들의 현실이 제각각인 점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견·중소 기업의 경우 3자 물류 활용이 비용절감을 위해 효율적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대기업은 2자 물류를 활용하는 게 업무상 효율적일 수도 있기 때문에 어느 한 쪽이 옳다고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1자 물류'는 자사에서 물류업무를 직접 처리하는 것을 말하고, '2자 물류'는 분사를 통해 물류 자회사를 설립해 운영하는 것, '3자 물류'는 전문 물류기업에 물류업무를 위탁해 운영하는 것을 지칭한다. 이민찬 기자 leemi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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