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이영규 기자]경기지역 31개 시군의 판도를 바꿀 20조원 규모의 '메가톤급' 프로젝트들이 일제히 좌초 위기에 놓였다. 10조원을 투입해 20020년까지 자족기능을 갖춘 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추진해 온 '구리월드디자인시티'(GWDC) 사업은 최근 외자유치에 비상이 걸리면서 난항이 예상된다. 5조1000억원을 투입해 오는 2018년까지 화성 송산그린시티에 조성하려던 '화성유니버설스튜디오코리아리조트'(USKR) 사업 역시 6년째 땅값 협상이 진전되지 못하면서 헛돌고 있다. 그런가하면 2조3000억원을 투입해 평택에 성균관대학교 캠퍼스 등 대학과 산업단지, 공동주택을 입주시키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평택브레인시티' 사업은 아예 지구지정 해제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사업시행자의 자금조달 능력에 문제가 발생해서다.
■10조원 구리월드디자인시티 외자유치 '난항' 구리월드디자인시티 사업은 2020년 완공을 목표로 토평ㆍ교문ㆍ수택동 172만1000㎡에 민자와 외자 10조원을 투입, 자족기능을 갖춘 도시를 조성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이 곳에는 디자인 관련 기업 2000여 개사와 디자인 학교, 외국인 거주시설, 호텔 3곳(4000실 규모), 주택 7558가구 등이 들어선다. 구리시는 사업비 10조원 중 8조원을 외국인 투자유치를 통해 조달한다는 구상이다. 그런데 구리시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이 사업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2일 국회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친수구역을 수의계약으로 매입ㆍ임대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된 '외국인투자촉진법'(외투법) 개정안이 부결됐기 때문이다. 개정안은 4대강 주변을 비롯한 친수구역도 외국인 투자자에게 수의계약으로 매각ㆍ임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개정안이 부결됨에 따라 구리시는 당장 외자유치에 비상이 걸렸다. 현재 구리시가 GWDC를 위해 유치한 외자는 2조원 정도다. 사업을 제대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이의 3배인 6조원 정도가 필요한 상황. 구리시 관계자는 "외투법 개정안이 4대강 사업의 연장이라는 오해로 부결돼 유감스럽다"며 "월드디자인시티 조성 사업과 외자 유치에 차질이 없도록 시민ㆍ정치권과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5조1천억 USKR 6년째 땅값 논쟁속 '허송'미국 유니버셜스튜디오를 표방하며 지난 2007년 시작된 화성 유니버설 스튜디오 코리아 리조트(USKR) 사업이 부지조차 확보하지 못한 채 장기 표류하고 있다. USKR사업은 롯데그룹, 포스코건설, 한국투자증권 등 9개사가 오는 2018년 준공을 목표로 화성시 신외동 송산그린시티 동측 420만109㎡ 부지에 글로벌 테마파크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지난 2007년부터 사업이 추진됐다. 롯데 등 사업자들은 USKR 사업에 총 5조1000억원을 투입해 테마파크와 호텔, 워터파크, 영화촬영소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경기도는 계획대로 사업이 추진되면 직접고용 1만1000명 등 15만명의 새로운 고용이 창출되고, 연간 1500만명 이상이 이 곳을 찾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이 사업은 지난 2007년 이후 6년째 표류하고 있다. 해당 사업 부지 소유주인 한국수자원공사와 롯데측이 지난 2011년 7월 해당 부지를 감정평가액인 5040억원에 매매하기로 합의했으나 롯데가 부동산침체 등을 들어 매입을 미루고 있어서다. 경기도 역시 기존 수자원공사의 토지가격이 높게 책정됐다는 데 대해 의견을 같이하고, 가격 재산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조3천억 '브레인시티'는 '좌초되나?' 평택 브레인시티 사업은 도일동 일원 482만 여㎡에 2조3072억원을 투입해 성균관대 신캠퍼스, 국제공동연구소, 산업단지, 공동주택 등 지식기반형 첨단복합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시행사인 브레인시티개발이 1조4000억원에 달하는 토지보상비를 마련하지 못해 사업이 답보상태다. 경기도는 상황이 이렇자, 지난 2일 브레인시티개발을 참석시킨 가운데 비공개 청문회를 실시했다. 이 자리에서 브레인시티개발은 자금 조달을 위해 시중은행 3~4곳과 체결한 '금융자문계약서'와 10만명의 서명이 담긴 사업추진 주민동의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경기도는 브레인시티개발이 제출한 금융자문계약서가 대출 만기나 금리 등 구체적 자금 조달 내용이 담겨 있지 않다며 사업 실시 및 개발계획에 따른 관련법을 어겼다는 입장이다. 경기도는 현 상태로는 브레인시티 사업을 추진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며 대책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한편, 평택시민들은 브레인시티사업은 44만 평택주민들의 숙원사업이라며 사업이 좌절될 경우 항의집회 등 강력 대응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주목된다.이영규 기자 fortun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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