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이경 동성애자인권연대 운영위원장대학 시절 성소수자 모임 참여 후 12년 째 활동성소수자 운동 20년…동성애 수용 빨라 고무적'정치'가 중요…"제도권서 받아들일 준비돼야"
▲ 곽이경 동성애자인권연대 운영위원장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우리나라의 성소수자 인권운동의 역사는 20여년에 불과합니다. 제도를 통한 여론 확산도 중요하지만 동성애는 비도덕적이고 부적절하다는 세간의 인식이 먼저 전환돼야 합니다". 곽이경(35ㆍ여ㆍ사진) 동성애자인권연대(이하 동인련) 운영위원장은 헌법이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보장하고 있는 만큼 성적지향과 다양성 역시 존중돼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동성애를 '항문성교' 등의 행위로 표현해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한 '군 형법 제92조'에 대해선 '시대착오적 법안'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곽 위원장이 성소수자들의 권익보호에 관심을 갖게 된 건 2002년 대학시절 때부터다. 당시 성소수자 모임에 참여하며 첫 발을 뗀 그는 올해로 12년 째 레즈비언과 게이, 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들의 권리 보장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1997년 설립된 동인련의 운영위원장은 지난해부터 맡고 있다. 우리나라 동성애 차별에 대해 그가 지적하는 가장 큰 문제는 동성애를 바라보는 혐오적 시선이 여전하다는 점이다. 민법상 결혼을 '이성 간의 결합'으로 규정한 조항이 없음에도 전통적인 가족개념에 따라 동성 간 사랑과 결혼은 금기시돼 왔다는 것이다. 곽 위원장은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커밍아웃하기 어려운 게 우리의 현실"이라며 "이 때문에 현재 우리나라의 동성애자 수를 추정하는 건 불가능하고 의미도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지난 17대 국회서부터 추진돼 온 '차별금지법' 제정이 서둘러 이뤄져야 한다는 뜻도 밝혔다. 차별금지법은 성별이나 장애, 나이는 물론 종교와 사상, 성적ㆍ정치적 지향 등을 이유로 발생하는 모든 차별을 금한다는 내용으로, UN도 제정을 권고하고 있는 법안이다. 19대에서도 발의됐던 차별금지법은 지난 4월 해당의원들이 발의를 철회하면서 현재는 입법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곽 위원장이 근래 중점을 두고 있는 활동은 청소년 성소수자들을 위한 교육과 캠페인을 벌이는 것이다. 그는 "청소년 성소수자들은 학교 내에서도 왕따와 폭력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들이 자신의 고민을 나누는 경로를 마련해 주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성소수자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이고 우리나라의 동성애 수용도가 낮지 않은 만큼 정치권이 정책 마련에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나석윤 기자 seokyun1986@<ⓒ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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