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증권사, 순익보다 많은 본사송금

외국계 금융투자사 실적 부진에도 고배당 고집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증권업계가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지만 외국계 금융투자사들의 고배당 성향은 여전했다. 외국계 증권사 지점들은 벌어들인 돈보다 많은 금액을 본점으로 송금하기로 결정했고,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은 벌어들인 돈을 대부분 배당에 사용한다.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최근 외국계 증권사 지점 3곳은 총 1800억원의 이익금을 본점에 송금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의 송금 규모는 모두 지난해 순익보다 많다.크레디트스위스증권 서울지점은 지난달 24일 이익잉여금 800억원을 이달 중 본점에 송금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해 벌어들인 순이익 790억6000만원보다 많은 금액이다.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증권 서울지점은 지난달 20일 400억원을 본점에 송금키로 결정했다. 모건스탠리 서울지점의 지난해 순이익이 305억원이었으니 순이익의 131%를 넘는 규모다. 두 증권사 모두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대비 31~34%나 감소할 정도로 실적이 부진했다.UBS증권 서울지점도 600억원의 이익잉여금을 오는 28일 본점에 송금할 예정이다. UBS증권의 본점 송금 규모 역시 지난해 UBS증권 서울지점이 벌어들인 순이익 553억원보다 50억원 가량 많다.이들 외국계 증권사 지점은 국내에서 벌어들인 돈을 본점에 송금하는 방식으로 투자금을 환수한다. 방식은 다르지만 일반 법인이 배당을 통해 주주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것과 마찬가지다. 외국계 자산운용사들도 한결같은 고배당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배당을 결정한 7개 외국계 자산운용사(합작사 포함) 중 단 1곳을 제외한 6개사의 배당성향(순이익 대비 배당금 총액 비중)이 86%를 웃돌았고 이들 중 3곳은 97%가 넘었다. 특히 지난해 59억원의 순이익을 챙긴 슈로더투신운용의 경우 주당 5000원씩 총 100억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해 170%에 육박하는 배당성향을 나타냈다. 정재우 기자 jjw@<ⓒ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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