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은기자
지난 2012년 4월 13일 제주 첨단과학기술단지 내 다음커뮤니케이션 신사옥 '다음 스페이스' 제막식에 참석한 최세훈 대표이사(오른쪽 다섯번째)와 우근민 제주지사(왼쪽 여섯번째) 등이 박수를 치고 있다.
제주도, 관광·농업서 IT·BT로 도약다음·한국IBM 등 앞다퉈 진출기업 만족도 높아, 단지 분양률 99.2%[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2012년 4월 13일, 제주도 한라산 북측사면의 광대한 산업단지에 우주선을 연상케 하는 현대식 건물이 들어섰다. 국내 2위 포털 사이트인 다음이 수년간의 준비 끝에 이날 신사옥을 개장하고 본격적인 '제주 시대'를 연 것. IT기업답게 사옥 마당에는 노트북으로 다음 포털사이트에 접속하는 돌하르방이 우뚝 섰다. 감귤과 돌하르방, 관광업으로 유명했던 제주도에 한국IBM, 이스트소프트 등 현지인들이 이름 한 번 들어보지 못한 낯선 기업들이 들어섰다. 육지에서 분리되어 제주도로 승격된 지 66년 만에 제주도가 새롭게 도약하기 시작했다. ◇농림수산업ㆍ관광업이 주된 산업 = '바람 많고, 여자 많고, 돌이 많은 섬' 제주도가 육지에서 분리된 것은 지난 1946년. 도 체제가 생겨나면서 1945년까지 전라남도에 속했던 제주도는 도로 승격됐다. 하지만 도 승격 직후의 제주도는 거주민 대부분이 농림수산업에 종사하는 낙후된 곳으로, 산업 근대화가 이뤄질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다. 흉년과 제주 4ㆍ3사건에 이어 6ㆍ25까지 겹치면서 지역 개발 여건은 더욱 열악해졌다. 암울한 1950년대를 보냈던 제주는 196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제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한다. 대한민국에서 제일 큰 섬이라는 이점과 육지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지형지물, 풍부한 신화와 민담 등 관광자원이 풍부한 점에 정부는 주목했다. 1964년 6차례에 걸쳐 종합계획을 수립, 도로를 깔고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관광지를 개발했다. 한라산, 서귀포, 성산, 대정 등 5개 지역을 관광거점으로 개발하고 서귀포는 종합공업지로, 한림, 대정, 성산은 수산ㆍ축산가공 공업지로 조성했다. 제주의 대표적인 관광단지로 꼽히는 중문단지는 1972년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로 세워졌다. 중문관광단지를 중심으로 국제 수준의 관광지를 조성하자는 것이 기획의 골자였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1960년에는 연간 6600여명에 불과했던 관광객이 급격하게 늘기 시작해 30년만인 1990년에는 299만2000명으로 증가했다. 2002년에는 한해 관광객이 400만 명을 돌파했고, 최근에는 지난 4월 관광객 수만 100만 명을 넘어서는 등 연 1000만 관광객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된다. 관광수입도 지난 1980년도에는 260억 원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2조원 대를 돌파하면서 100배가량 증가했다. 제주지역 총 생산액 중 관광수입이 차지하는 비중도 1970년 3%에 불과했지만 1990년에는 23%, 지난 2010년에는 33%를 차지하는 등 주력산업으로 발전해나가고 있다. 관광산업의 비중이 급격히 늘었다지만 감귤농사 등 농림어업은 여전히 제주도민들의 주요 생업이다. 2011년 기준 지역 내 농림어업 비중은 제주가 17.9%로 전라북도(9.6%), 전라남도(7.6%) 등을 제치고 전국에서 제일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감귤농사는 한 때 '대학나무'라 불릴 정도로, 높은 수익으로 유명했다. 감귤나무 열 그루만 있어도 자식을 충분히 대학에 보낼 수 있다는 데서 유래한 별명이다. 제주도의 감귤 농업은 50년대 30헥타르(ha)에 불과했지만 60년대 후반에는 30배 늘어난 1000ha로, 1990년대 후반에는 2만5000ha까지 늘었다. 최근에는 과잉생산과 수입개방 등으로 재배면적이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감귤농사는 제주도 주민들의 생명산업이다. 자동차를 타고 제주도 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면 농가들이 직접 판매하는 귤 가게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