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재현 온라인뉴스본부장
한·일 월드컵의 열기로 온나라가 뜨거웠던 지난 2002년 오늘 아침. 경기도 양주시 광적면의 한 지방도로에서는 끔직한 사고가 발생합니다. 중학교 2학년 여학생 두명이 미군 장갑차에 깔려 숨진 것입니다. 이른바 '미선, 효순양 사건'입니다.두 학생은 마침 지방선거 투표일이라 학교가 쉬었기 때문에 친구의 생일 파티에 가기 위해 마을에서 600미터 쯤 떨어진 식당으로 가던 중이었습니다. 미군 2사단 44공병대 소속 부대는 훈련을 마치고 다음 집결지로 이동 중이었습니다.그런데 부교 운반용 궤도 차량은 넓이가 한국의 차선 하나의 폭인 3.4m보다 넓은 3.67m였습니다. 또 차량 구조상 오른 쪽 편은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차량이었습니다. 그래서 주로 도로의 중앙선을 밟으며 운행하고 차량 맨위에는 관제병이 사방을 둘러보며 운정병에게 방향을 지시합니다. 그런데 사고지점은 우측으로 꺾이는 곳에다 오르막길이었습니다. 특히 때마침 맞은편에서 장갑차가 오고 있었습니다. 장갑차의 차폭도 3.6m나 됐습니다. 궤도 차량은 장갑차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오른쪽 갓길에 바짝 붙어 운행하였습니다. 뒤늦게 관제병이 '스톱'을 외쳤지만 통신기기 고장으로 운정병은 듣지 못합니다. 더욱이 갓길 오른쪽은 심한 산비탈이어서 두 여중생은 피하기도 어려웠습니다. 사고는 여러개의 우연과 부주의 공교롭게도 겹쳐 발생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고의 피해자가 여중생이었고, 가해자가 미군의 장갑차였다는 점 때문에 이후 정치적으로도 이슈가 되어 촛불시위가 이어지는 등 파장이 컸습니다.이유야 어쨌든 이같은 끔찍한 사고가 절대로 다시 일어나서는 안될 것입니다.백재현 온라인뉴스본부장 itbria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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