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증시 4.7% 급락..가스 공기업 매각 실패

국영 천연가스 DEPA 입찰 의향서 한 건도 없어..그리스 재정확충 계획 비상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그리스 주식시장이 10일(현지시간) 5% 가까이 급락했다. 그리스 정부 재정 확충을 위한 국영 천연가스 회사 DEPA 민영화 계획이 실패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공기업 민영화는 그리스 구제금융의 조건 중 하나이기 때문에 향후 그리스 구제금융 자금 집행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그리스 천연가스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DEPA 입찰에서 단 하나의 입찰 신청서도 제출되지 않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보도했다. 그리스 정부측은 DEPA에 인수 의사를 보인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고 자회사인 가스 송유관 운영업체 DESPA에만 1개 업체가 인수 의향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DEPA 매각 실패 소식에 아테네 증권거래소의 아테네 종합지수는 장중 최대 6.11% 급락을 기록했다가 낙폭을 다소 만회, 전거래일 대비 4.69% 급락한 939.78로 이날 거래를 마쳤다. 연초 이후 상승률도 3.51%로 줄었다. 그리스 국채 10년물 금리도 전거래일 대비 0.09%포인트 오른 9.56%로 거래를 마쳤다. 그리스 한 대형 은행 이코노미스트는 "DEPA에 대한 공시적인 인수 제안이 없었다는 것은 좋지 않은 결과이며 그리스 정부 입장에서도 실망이 클 것"이라며 "올해 민영화로 조달하려던 재정 수입 목표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DEPA는 민영화가 추진될 그리스 기업 중 최대어(crown jewels)로 꼽혔다. 그리스는 올해 공공자산 매각을 통해 약 26억유로를 조달해야 한다. 이 중 절반 가량을 DEPA와 DESFA 매각을 통해 조달할 것으로 기대했다. 당초 러시아 최대 천연가스 회사 가즈프롬이 DEPA 인수에 나설 유력 후보로 꼽혔다. 가지프롬은 수 개월 간 DEPA 인수에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가즈프롬이 입찰을 포기하면서 DEPA에 관심을 보였던 그리스한 컨소시엄과 또 다른 러시아 기업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가즈프롬은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재정 측면에서 리스크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그리스 정부는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리스는 2015년 말까지 DEPA가 보유한 부채에서 손실이 발생할 경우 최대 1억8000만유로를 그리스 정부가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며 재정 리스크는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리스는 DEPA 입찰이 실패한 이유를 다른 곳에서 찾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이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EU 경쟁 담당 집행위원회 측은 최근 가즈프롬이 DEPA를 인수할 경우 EU 내에서 가즈프롬이 압도적인 시장 지위를 갖게 된다는 점에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WSJ는 EU 경쟁 담당 집행위 측의 입장을 들을 수 없없다고 전했다. 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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