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타임]환구단 복원 설계 윤대길 조선건축 대표

서울 중구, 우이동 그린파크호텔 정문으로 쓰던 환구단 정문 복원 통해 전통계승...일본식 정원도 과거 우리 마당 개념 도입 복원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고대로부터 내려오는 제천행사 전통을 계승해 대한제국 때 고종 황제가 하늘에 제사를 지냈던 환구단이 역사의 굴곡을 씻고 일부 복원돼 10일 시민에 개방됐다.1897년 설치됐던 환구단은 일제강점기인 1913년 헐려 그 자리에 총독부 철도호텔(현 조선호텔)이 들어섰다. 이후 환구단 정문은 우이동 그린파크호텔 정문으로 옮겨지는 등 우리 역사의 아픔과 함께했다.이번 복원은 이 정문을 다시 환구단으로 옮겨온 것이다. 다만 원래 서 있던 자리엔 조선호텔이 자리잡고 있어 본래의 자리로 돌아오지는 못했다.이번 복원 작업에 큰 역할을 한 이는 바로 윤대길 조선건축 대표(51ㆍ사진)다. 윤 대표는 "역사적 의미가 큰 환구단 정문이 호텔의 정문으로 쓰였다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었다"면서 "고증과 실측 설계 등 작업을 통해 환구단으로 옮겨온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대길 조선건축 대표는 10일 "환구단 정문이 원래 위치는 아니지만 우이동 그린파크호텔 정문에서 이 곳으로 옮겨온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환구단 복원 작업은 3~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 중구청은 문화재 전문위원 과 교수 등 전문가들로부터 환구단 복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고 복원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구는 이후 문화재청과 서울시에 예산 지원을 요청하면서 설계에 들어가 조선건축이 환구단 복원 설계 업체로 선정된 것이다.윤 대표는 "경복궁 앞에 6조 거리, 창덕궁 앞 종묘, 경운궁(현 덕수궁) 앞 환구단 등 조선시대 궁월 앞에는 국가의 기본 시설이 있었다"면서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훼손된 환구단을 완전히 복원한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라도 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일본식 석등과 잔디 조경으로 비판받았던 것 또한 이번에 개선됐다. 일본식 정원이라고 지적받았던 잔디를 들어내고 대신 전통방식에 따라 마당을 전부 마사토로 포장했다. 배수가 잘 되도록 집수정(集水井)과 배수관로도 설치했다. 일본식 석등과 가로등, 조형수를 철거하고 환구단 주변에 산재된 난간석, 지대석 등 석재 유물을 한 곳에 모아놓았다.윤 대표는 "우리 것을 먼저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문화재 등 고건축 설계를 하게 됐다"며 "남북한 간에 화해 무드가 조성될 것같으니 우리 기술로 북한의 문화재 보수와 복원에 참여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복원된 환구단은 10일부터 일반에 개방됐다.박종일 기자 drea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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