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있는 아침]'크리스마스 선물'의 오 헨리 잠들다

백재현 온라인뉴스본부장

가난한 부부에게도 크리스마스 이브는 축복하고 싶은 날이었습니다. 그러나 고작 1달러 87센트를 가진 부인은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그녀는 사랑하는 남편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백금 시계줄을 사주고 싶어 길고 탐스런 자신의 머리카락을 자릅니다. 남편과 상의 하지 않은 채 말이죠. 낡은 가죽 줄 때문이 남편은 시간을 확인할 때마다 남의 눈치를 보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퇴근하는 남편을 기다리는 부인은 짧아진 자신의 머리 때문에 남편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게 될까봐 애를 태웁니다.드디어 남편이 돌아오고 그는 사랑하는 부인의 짧아진 머리를 보고는 온갖 복잡한 표정을 짓습니다. "내 머리는 빨리 자라는 걸요" 부인의 목소리는 간절하고 애처롭습니다."당신의 머리칼이 없어졌단 말이지?"..."크리스마스 선물은 서로 잠시 보류하기로 합시다. 나는 당신의 긴머리에 어울리는 머리빗을 사는데 돈이 필요해서 시계를 팔아버렸다오."아마도 두 사람은 그날 밤 세상에 어떤 부부보다 행복했을 겁니다.오 헨리의 단편 소설 '크리스마스 선물'의 줄거리입니다. 오늘은 '마지막 잎새'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오 헨리가 1910년 사망한 날입니다. 그는 어릴적에 어머니가 폐결핵으로 사망하자 여러가지 일을 하며 어렵게 생활합니다. 어쩌다 공금횡령죄로 3년간 감옥 생활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감옥에서의 다양한 경험이 그에게는 소설의 자양분이 됩니다. 이후 약 10년간 무려 300편에 가까운 단편소설을 써냅니다. 한달에 평균 3편인 셈이니 참 대단한 창작열입니다.그의 본명은 윌리엄 시드니 포터. 어머니를 앗아간 폐결핵으로 그도 어릴적부터 몸이 약했는데 결국 폐결핵과 당노병 등이 겹쳐 뉴욕에서 48세의 아까운 나이로 죽고 맙니다. 낡은 담장에 늙은 화가가 그려 놓은 나뭇잎 하나로 인해 사람은 삶의 희망을 갖는다는 '마지막 잎새'는 그가 죽기 5년전에 쓴 작품입니다.백재현 온라인뉴스본부장 itbria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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