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젬백스앤카엘이 췌장암 항암백신 'GV1001'(임상명 TeloVac)의 임상 3상시험에 실패했다.4일 제네틱 엔지니어링 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GV1001의 임상 3상을 진행한 텔로백 측은 최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세계 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에서 GV1001을 투여한 환자군과 대조군(항암화학요법) 사이에 유의미한 생존율 차이가 없었다고 보고했다. 임상시험의 마지막 단계인 3상에서 최종 실패 판정을 받은 것이다. 연구 책임자인 로열리버풀대학병원의 존 네오톨레머스 교수는 "비록 항암화학요법군과 비교해 유의미한 생존율 향상을 보여주진 않았지만 백신에 대한 큰 부작용은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GV1001과 기존의 화학치료제를 섞어 암환자에게 투여할 경우 암성 통증을 줄여주는 상당한 항염 효과가 관찰됐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젬백스 측은 췌장암 항암백신 대신 항암소염제로 국내·외에서 품목허가신청(NDA)을 진행할 계획이다.6월 말께 최종 임상보고서가 접수되는 대로 허가 작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리버풀 암센터의 임상 총책임자들과 임상 참여 환자들의 항염 결과까지 추가 도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GV1001과 항암제(Gem-Cap)를 병행 투여한 군이 항암제 단독 투여군 보다 혈청에서 현저히 낮은 CRP(C-reactive protein)를 보였다. CRP가 감소되지 않은 환자들의 평균 생존율은 222일인 데 반해 GV1001 투여군의 경우 평균 생존율이 486일이라는 현저한 증가를 보인 것. CRP는 폐렴 알균의 표면 항원인 C다당체와 반응하는 단백질로 염증이나 외상, 수술·종양에 비특이적으로 반응해 농도가 변하는 단백질이다. 통상 암환자에게서는 종양에 반응하는 특이적인 염증으로 인해 CRP의 혈청 내 수치가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젬백스앤카엘 관계자는 "리버풀암센터 측에서도 항염 효과에 대해 모든 항암 치료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의 길이 열릴 수 있다며 상당히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면서 "전 세계 생산실적 기준 2위에 해당하는 항염시장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GV1001은 기존의 항암제와 달리 인체의 면역기능을 활성화해서 암을 억제해 백신과 원리가 같다.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과도하게 생성되는 효소인 텔로머라제(Telomerase)를 인체 면역시스템이 항원으로 인식해 파괴함으로써 암세포를 억제하는 원리다. 이 기술은 원래 노르웨이의 바이오기업 젬백스(GEMVAX)가 개발했는데, 카엘이 지난 2008년 10월 이 회사와 GV1001 항암백신 일체를 인수하면서 국내 보유기술이 됐다.박혜정 기자 park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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