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피난처 한국인 계좌]떨고있는 재계…'세금포탈 이미지 굳어질라'

한진해운 등 불법 아니어도 타격 불가피…이수영 OCI 회장 부부, 개인계좌 세무당국 조사 받을 듯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임선태 기자, 임철영 기자]CJ그룹이 불법 해외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이수영ㆍ김경자 OCI 회장 부부 등 한국인 245명이 해외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를 설립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장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이수영 OCI 회장 부부처럼 법인이 아닌 개인명의로 조세피난처에 계좌(페이퍼컴퍼니)를 둔 인사들에 대한 세무당국의 조사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개인 계좌 문제가 기업 문제로 확산되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 버진아일랜드(영국령) 등 조세 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는 것이 불법은 아니지만 '조세 피난처 페이퍼 컴퍼니=조세 포탈'이라는 인식이 굳어져 재계가 '조세피난처 불똥'이 튈까 바짝 긴장하고 있다. 조세피난처는 법인의 실제 발생 소득의 전부 또는 상당 부분에 대해 과세를 하지 않는 국가나 지역을 말한다.더욱이 오는 27일 추가 명단이 발표될 예정이어서 조세 피난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두고 있는 대기업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탈세 목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칫 국세청의 대대적인 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없지 않았다는 게 그 이유다. 또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두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회사 이미지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에 떨고 있다.지난해 7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정한 조세피난처에 법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그룹은 롯데그룹(13개)이며 현대차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이 각각 5개의 법인을 조세피난처에 두고 있다. LG그룹(4개)과 삼성그룹(3개) 역시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두고 있다. 이들 대부분의 페이퍼컴퍼니는 외국기업M&A시 함께 인수된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한진해운이 대표적인 예다. 한진해운은 지난 97년 독일 세나토라인이라는 선사를 인수한 바 있다. 이 선사는 당시 조세피난처인 사이프러스에 영업조직을 갖고 있던 회사로 인수 당시 사이프러스 법인도 함께 한진해운에 인수됐다. 한진해운은 2009년 세나토라인을 한진해운으로 흡수 합병했다. 자연히 사이프러스 조직도 한진해운으로 넘어왔다. 한진해운은 이후 2년간 이 조직을 운영하다 동지중해 법인에서 총괄키로 결정하고, 사이프러스 법인을 청산키로 결정했다. 현재 사이프러스 정부는 이 법인의 청산절차를 밟고 있다. 하지만 사람은 없이 서류상 회사만 존재하고 있는 상태라는 점에서 한진해운은 이번 파장에 파편을 맞을까 좌불안석이다.개별기업의 이같은 분위기를 인지한 듯 전경련은 이번 조세피난처 페이퍼컴퍼니 논란에 대해 선별적이고 신중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홍성일 전경련 금융조세팀장은 "조세피난처에 법인이 있다고 탈법, 불법이라고 볼 수는 없다"며 "각 사례별, 산업별 특성을 파악해 실태 조사를 펼치는게 최선"이라고 말했다.그는 또 "실태 조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해외투자에 대한 전방위적인 조사가 진행될 경우 자칫 기업들의 해외투자 등에 관한 심리적 위축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황준호 기자 rephwang@임선태 기자 neojwalker@임철영 기자 cyl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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