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나는 제왕적 대통령이 되기를 거부했다.", "복지는 목적이고 시장은 수단입니다.",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은 민족적 감정이나 전략적 의도를 가지고 접근할 일은 아닙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긴 말들이다. 대통령 시절 황제정치(3김정치)ㆍ황제경영(재벌체제) 혁파, 지역주의 청산, 검찰ㆍ언론 개혁으로 기득권과 대치국면에 섰던 노무현. 인권변호사로, 정치가로, 대통령으로 살다간 노무현은 한국에서 어떤 존재일까. 이 책은 노무현의 말과 삶, 과거의 국정운영을 톺아보며, 우리사회의 오늘과 내일을 살펴볼 수 있게 한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추진 중인 복지정책, 과학기술 정책 강화, 국가안전보장회의 위상강화 등은 노무현 정권에서 비롯된 정책 사례다. 이명박 전 정권은 노무현 정책을 무차별적으로 폐기처분했지만 새 정권이 들어서면서 재평가되고 있다. 혹자는 "박근혜는 노무현의누이인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노무현은 이 세상에 없지만 그의 가치는 여전히 우리 곁에 살아 있다. 현실정치를 이야기할 때나 전ㆍ현직 대통령을 평가할 때나, 으레 노무현을 꺼낸다. 저자가 말한 대로 "좋든 싫든 노무현은한국의 기준이 돼 버린 것이다." 남북문제, 복지정책, 정치개혁 등 현안으로 혼란스러운 오늘날 노무현의 가치를 새롭게 돌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노무현재단의 노무현시민학교 교장인 저자는 '진실, 진보, 균형, 국익'의 코드로 노무현의 가치를 다시 살펴보고 있다. '국가는 무엇을 해야 하나', '경제의 본질은 무엇인가', '민주주의는 어디까지 왔나', '역사에서 배운다는 것은 무엇인가' 등 9가지 주제로 나눠 노무현이 던진 많은 물음을 120여 가지로 간추려 정리했다. 저자는 '경계인 노무현'이 시대변화의 경계와 온갖 갈등의 경계에 서 있었다고 말한다. 이 책은 그가 국정을 운영하면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결단했던 지점을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다. 또한 그가 남긴 '말'들을 통해 '원칙'과 '신뢰'를 고집했던 면모, 따뜻한 인간미와 정의감, 역사의식, 솔직함, 직설적 성격 등을 두루 만나볼 수 있다. <'노무현이 우리들과 나누고 싶었던 9가지 이야기' / 이백만 지음 / 바다출판사 / 1만5000원>오진희 기자 valer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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