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오른쪽)가 16일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해 황우여 대표와 함께 웃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15일 국회 본관 246호. 새누리당 원내대표 투표 결과를 전해들은 최경환 의원의 얼굴은 당황스러운 표정이 역력했다. 77대 69. 예상 밖의 신승이었기 때문이다. 당청 관계에 대한 재정립의 목소리가 '69표의 경고'로 다가왔기 때문이다.최 원내대표는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해 "당청간 보이지 않는 장막을 열어서 민심의 고속도로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당이 앞장서서 견제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내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인 이주영 의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국정운영 뒷받침하는 역할에 무게를 뒀던 그동안의 모습과는 달랐다.이 같은 변화는 경선이 의외의 박빙으로 전개됐기 때문이다. 144명 중 4명의 마음이 달랐다면 결과조차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당초 최 원내대표는 일찌감치 승리를 자신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을 뜻하는 '박심(朴心)'을 등에 업고 '대세론'은 물론 '추대론'까지 나오는 형국이었다. 특히 새누리당은 비박계와 쇄신 성향 의원 20~30여 명을 제외하고 친박 일색으로 구성됐다. 다수가 친박계에 가까운 것으로 분석되는 78명의 초선의원의 표심도 양분됐다.이주영 의원을 향한 69표는 청와대를 향해 쓴 소리를 할 수 있는 지도부를 원하는 당내 요구가 반영됐다. 친박으로의 과도한 권력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도 작동했다. 공개적으로 당 지도부를 향해 반기를 들 수는 없지만 비밀 투표를 통해 불만이 표출된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 밖에 3선의 최 원내대표가 4선의 이 의원에 비해 선수에서 낮다는 중진 의원들의 거부감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문도 악재였다.최 원내대표는 "당·정·청은 공동운명체로서 국민 앞에 공동 책임을 져야 한다"고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여권의 모습이 국민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있느냐 하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미흡하다고 생각한다"며 "전열을 재정비하고 성과를 내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이민우 기자 mwle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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