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창의적 글로벌 기업의 기업문화를 100점으로 놓고 비교하면 우리나라 기업의 기업문화는 평균 59점에 지나지 않는다고 직장인들이 평가했다. 규모별로는 대기업 66점, 중견기업 63점, 중소기업 57점이다. 우리나라 기업문화 수준이 이렇게 낮은 원인으로는 '상명하복의 경직된 의사소통 체계(응답률 62%)'를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개인보다 조직 전체를 강조하는 분위기(45%)' '부서 이기주의(37%)' '지나친 단기성과주의(31%)' 등을 지적했다. 이는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직장인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창조경제시대 기업문화 실태와 개선과제'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다. 표본 규모가 작고 설문항목이 거칠어서 엄밀한 조사라고 할 수는 없다. 조사 대상자 중 구글이나 페이스북의 기업문화를 체험해본 사람이 별로 없었을 테니 그런 기업을 기준으로 한 평가점수는 주관적 인상의 수치화에 불과하다. 그렇더라도 우리 기업문화에 대한 직장인들의 평가가 대체로 어떠한지는 알 수 있게 해준다. 평가점수보다는 기업문화 수준이 낮은 원인으로 지적된 것들이 시사해주는 바가 많다. 직장인들은 개인의 개성을 억압하면서 조직을 앞세우고 단기성과에 급급한 권위적 위계질서에 불만을 품고 있고, 그것이 창의적 업무수행을 방해한다고 느끼고 있다. 조사 대상자의 72%가 자신이 다니는 직장의 기업문화가 '보수적'이라고 응답했고, 그들 중 66%는 '최고경영자(CEO)의 의식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다고 지적한 점이 흥미롭다. 구태의연한 최고경영자가 진취적 기업문화 형성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것이다. 최고경영자가 먼저 바뀌지 않으면 기업문화가 바뀌기 어렵다는 생각이 읽힌다. 회장이나 사장이란 직함으로 기업을 이끄는 최고경영자라면 누구나 이 같은 말에 가슴이 뜨끔할 것 같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기업문화가 경제 저변에 깔려야 박근혜정부가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창조경제'의 실현도 가능할 것이다. 어떤 종류의 경제든 그 원동력은 생산의 주체인 기업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기업문화의 혁신을 각 기업이 알아서 하든 말든 할 일로 치부할 것만은 아니다. 노조를 비롯한 시민사회, 정부, 관련 학계 등도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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