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어내기 의혹' 남양유업, 이번엔 ‘떡값’ 녹취록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제품강매 의혹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남양유업이 대리점 업주들로부터 조직적으로 금품을 뜯어낸 정황까지 제기됐다. 7일 남양유업 대리점협의회는 남양유업 영업직원이 떡값을 받았음을 시인하는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해당 녹취록에서 남양유업 영업직원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은 “제가 사장님께 받은 건 진실이에요”라고 말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목소리의 주인공은 남양유업 모 지점 영업팀장이다. 그 남성은 이어 “그것이 어디로 갔느냐, 그건 오리무중이에요, 받은 사람이 예스냐 노냐, 안 받았다고 하면 제가 뒤집어쓰는 거야”라고 말했다. 정황상 떡값이 윗선까지 전달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 남성은 또 “당사자는 물증을 내야 돼요”라며 “공정위나 경찰 이쪽에선 이 사람이 너한테 줬다는데 너 받았냐. 안 받았다. 네가 줬다는데 안 받았다고 한다, 증거있냐. 없죠 저는”이라고 말했다. 조사 및 수사기관이 상납 정황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취지여서 사실을 은폐하기 위한 회유로도 들리는 대목이다. 앞서 협의회는 남양유업 영업직원이 대리점주를 상대로 폭언한 녹취록을 공개한 바 있다. 남양유업은 대표이사 명의로 공식 사과하고 해당 영업사원을 해고했다. 협의회는 지난달 홍원식 회장 등 남양유업 임직원 10명을 검찰에 고발하며 이른바 ‘밀어내기’로 알려진 제품강매 의혹, 떡값 및 지점장 전별금, 리베이트 등 각종 명목으로 뒷돈을 요구한 의혹 등을 제기했다. 대리점주들은 계약해지 등의 불이익에 대한 우려로 영업직원들에게 수천만원을 건넸다고 주장하고 있다. 형법은 협박으로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경우 5년 이하 징역,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까지 취한 경우 10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지난 2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남양유업 본사 및 지점 등 3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토대로 남양유업 경영진 등에 대한 소환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정준영 기자 foxfur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