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진희기자
복을 담고 있는 도자기와 민속유물의 만남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복(福)을 담은 길상문자(吉祥文字)와 문양(文樣). 청자와 자수 속에 복을 바라던 선조들의 마음이 이같은 조형적 상징으로 새겨져 있다. 이처럼 한국인의 전통생활에 등장하는 '복'에 주목해 '백자청화 장생문 병', '자수 십장생도' 등 도자기와 민속품 164점을 선보이는 전시가 열린다.국립민속박물관은 한국도자재단 경기도자박물관과 오는 10일부터 7월 7일까지 ‘복, 간절한 염원의 장식’ 공동기획전을 개최한다. 두 박물관은 서로의 유물과 지식을 융복합하여 새롭게 시도해 2007년에 국립민속박물관이 개최한 ‘수복(壽福), 장수를 바라는 마음’ 특별전을 근간으로 해 경기도자박물관의 도자 유물과 전문적인 지식·경험을 더하고 국립민속박물관의 민속유물과 경험을 더해 이번 전시를 마련했다.전시는 우선 '복을 전하는 아름다운 문자들'이 1부에 등장한다. 수(壽), 복(福), 강(康), 녕(寧) 등의 도안화된 문자장식을 통해 삶의 바람을 직접적으로 나타낸 공예품들이다. 이런 길상문자로 장식된 병풍이나 의복, 음식기, 백자청화 '수복'문 대접, 금속제 화로 등이 소개된다.벼루와 백자청화 잉어문 접시. 두 작품 모두 위로 뛰어오르는 잉어의 모습을 새겨 높은 직위에 오르기를 바라는 선비의 바람을 표현했다.<br />
이어 모든 이들의 염원인 장수(長壽)와 부귀영화(富貴榮華)를 상징하는 십장생(十長生)과 모란(牧丹)을 중심으로 한 길상문이 등장한다. 자수십장생도 10폭 병풍과 백자 장생문 항아리, 나전 장생문 이층농, 장생문, 경상과 벼루, 필통, 모란괴석도 병풍과 백자 모란문 주자, 모란자수 수저집 등을 선보인다. 조선시대 선비들의 등용문 설화에서 유래해 입신양명을 의미하는 등용문도와 백자 잉어문 접시, 형태가 부처의 손을 닮아 상서로운 복을 상징하는 불수감문 대접, 한자 명칭이 복과 비슷해 복을 의미하는 박쥐문 장식 소품 등도 전시된다. 또 촛대, 떡살, 실패, 베갯모, 수저집, 각종 노리개, 자물통, 안경과 안경집 등 다종다양한 기능을 지닌 일상 용품에서 숨은 상징을 읽어낼 수 있다.오진희 기자 valer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