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南 대화제의 비난…국면변화 앞두고 '기싸움'

'더 적극적인 대북 유화제스처 주문한 것'

▲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해 4월 15일 김일성 탄생 10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해 북한 장병들에게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이 14일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를 "교활한 술책"이라고 비난한 데 대해 전문가들은 국면 변화를 앞두고 기싸움을 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북한이 대화 테이블로 나오기 전 우리 정부에 더 적극적인 대북 유화 제스처를 주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화를 거부했다기보다는 우리의 제의에 대한 기본 입장을 밝혔다고 볼 수 있다"며 "우리 정부에 대결주의에서 벗어나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화 안건을 마련하라고 압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조평통 대변인의 오늘 발언은 북한이 대화를 앞두고 우리측에 던진 메시지"라며 "(대화에 있어)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이라는 것이며, 좀 더 나아가면 남북정상회담 합의문인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 정부는 북한의 이 같은 반응에 차분히 대처하고 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조평통 대변인 발언이 나온 직후 회의를 열고 유관 부처와 함께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대화 여부는 우리측 태도 여하에 달려 있다'는 내용으로 볼 때 우리의 대화 제의에 대한 1차적인 반응을 나타낸 것으로 판단한다"며 "(대화를 위한 남북 접촉에 대해서는) 앞으로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우리 정부의 향후 행보와 관련해 정영태 위원은 "우리가 너무 조급하게 움직이는 것보다 그야말로 북한의 변화를 기다리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정 위원은 "우리는 대통령 발언, 통일부 장관 성명 등을 통해 충분히 선의를 밝혔다"며 "긴장 조성의 주체인 북한에 지나치게 타협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국익이나 국민여론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오종탁 기자 tak@<ⓒ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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