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리스크까지...열받을 때 '매운 맛' 끌리는 까닭은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올해 대학 4학년인 최모씨는 요즘 학점은 물론 어학점수까지 준비하다 보면 스트레스를 받아 매운음식을 찾는다. 그는 "먹다 보면 속이 후련해지고 스트레스도 날리는 것 같아 일부러 찾게 된다"고 말했다. # 6살 아이를 둔 주부 천모씨도 하루종일 아이들이랑 실갱이 하다 보면 식욕도 떨어진다. 이럴 때 그가 찾는 음식은 바로 매콤·새콤한 쫄면이다. 그는 "동네 엄마들과 매운음식을 먹고나면 식욕도 되살아나고 기분도 좋아지는 것 같아 자주 이용한다"고 했다. 이들처럼 장기 불황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매운 음식이 주목받고 있다. 매운맛 성분이 뇌신경을 자극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기분전환에 도움을 주고 신진대사를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박민선 서울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대부분의 사람이 평소 뇌의 전두엽을 통해 자극적인 음식을 적당히 먹게끔 절제를 한다"며 "그러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절제 기능이 약화되면서 자극적인 음식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그는 "이는 충족되지 못한 욕구를 먹을 것으로 채워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심리"라며 "한국인들은 매운 맛에서 주로 이를 해소하고 서양에선 단맛으로 이를 해소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북한의 전쟁 위협 등으로 국민들의 스트레스 지수가 더 높아지고 있어 매운 맛을 찾는 이는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도 매운 신제품을 속속 출시하며 스트레스가 높아진 고객 잡기에 나섰다.13일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캐주얼 델리샵 한스델리가 최근 내놓은 매운맛의 신메뉴에 대한 고객반응이 뜨거운 것으로 나타났다. 매운맛이 강조된 특제소스의 해물꼬제파스타, 스파이시치킨 볶음밥, 불고기덮밥의 경우 신메뉴 매출 가운데 43% 차지할 정도로 인기다. 기존 히트메뉴인 돈까스와 스파게티와는 다른 매운맛이 강조되고 신메뉴평가에 참가한 파워블로거들의 적극적인 입소문까지 합세하면서 매출효과로 이어 것으로 분석된다. CJ푸드월드 내 프레시안 브라제리의 신메뉴인 디아블로피자는 이름처럼 악마다운 매운맛을 강조한다. 디아블로는 이탈리아어로 악마를 의미한다. 얇은 도우 위에 할라피뇨와 크러쉬드페퍼, 살라미 등을 얹어 혀끝부터 강렬한 매운 맛이 전해져 스트레스 해소에 그만이다. 디아블로 피자는 매운 맛에 약한 사람도 즐길 수 있게 보통, 매운맛으로 강도 조절도 가능하다. 아워홈의 일식 돈가스 브랜드 사보텐은 매운맛의 카라이 라멘이 인기다. ‘맵다’는 뜻의 ‘카라이’란 일본어 메뉴명을 당당하게 내세운다. 그만큼 매운맛에 자신있다는 뜻이다. 얼큰한 일본식 돈코츠 라멘으로 돼지뼈를 고아낸 육수에 매운 고추의 맛이 더해진 얼큰함에 꽃샘추위가 기승인 최근에 인기가 높다고 한다. 김진복 한스델리 상무는 "기존의 한스델리 메뉴는 매운메뉴가 거의 없었지만 올해 신메뉴 품평회때 반응이 좋아 가짓수를 늘렸다"며 "계속되는 경기불황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구매로 이어지면서 매운메뉴 매출이 더욱 잘 팔리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은정 기자 mybang2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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