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리스크 학습효과, 이번엔 다르다?

외국인, 1일부터 5일간 5조745억원 순매도..단발로 끝났던 과거와 달라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북한발 리스크가 가뜩이나 힘든 증시를 옥죄고 있다. 단발로 끝나던 이전 상황과 달리 월초 2000선 위에서 움직이던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말을 앞두고 1920대까지 미끄러졌다. 젊은 북한의 3대 세습 지도자는 단계적으로 우리 정부와 미국을 향한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오랜 학습으로 북한 문제는 증시의 추세전환 요인으로 작용한 적이 없으니 조정시 매수 전략으로만 대응하기는 어렵다는 경고까지 나오고 있다. 정말 이번 북한의 도발은 과거와 다를까.북한의 군사적 도발은 크게 핵실험, 교전, 미사일 발사라는 3가지 형태를 띠고 있다. 1999년 1차 서해교전 시에 주식시장의 충격은 당일에 그쳤으며, 단기간에 이를 회복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시즌에 발생한 2차 서해교전 시에는 학습효과로 인해 아예 충격이 없었다. 2010년 천안함 침몰사건때는 충격이 있었지만 단기간에 회복했다. 1차, 2차, 3차 핵실험의 경우 주식시장의 충격은 핵실험 시행 당일에 그쳤으며, 충격의 강도 역시 학습효과로 인해 제한됐다. 미사일 발사도 다르지 않았다. 은하 3호 발사 당시 코스피 조정기간은 다소 길어졌지만, 은하 3호 2호기를 발사한 당시에는 학습효과로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수급 측면에서도 3가지 형태의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상황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매동향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외국인의 움직임은 이전과 달랐다. 외국인은 북한이 개성공단 출입을 차단한 이후 주식뿐 아니라 채권 현·선물 시장에서 대규모 순매도하고 있다. 1일부터 5일까지 3년 만기 국채선물은 2조3000억원어치를, 원화채권은 1조3811억원을 순매도했다. 총 3조6811억원에 달한다.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매매 동향은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투자자들의 추세적 움직임을 가늠케 해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같은 기간,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3934억원을 순매도했다.이번 사태를 과거의 경험에만 빗댄 조정시 적극적인 매수전략을 권고하기 어려운 상황이란 분석도 나왔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공격 범위와 대상에 대한 불안 수위가 높아졌다는 점, ▲사태를 조율하고 통제할 수 있는 주체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점, ▲김정은 체제에 대한 국제 사회의 경험치가 낮은 점을 들어 이번 북한 사태가 과거와 다르다고 주장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주 코스피는 지속되는 북한발 이슈로 외국인들이 리스크 회피심리가 강화되면서 수급적으로 부담이 가중됐다"며 "중기 상승추세와 함께 경기선과 추세선을 모두 하향이탈하면서 상승추세가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하지만 여전히 다수 의견은 정치적 이벤트가 지수를 끌어내리긴 했지만 최악의 경우로 치달을 가능성은 낮다며 과거처럼 학습효과를 기대하는 쪽이다. 키움증권은 추가적인 핵실험의은 이미 지난 3일 원자로 재가동을 선언한 상황이라 영향이 적고, 국지전 도발은 키리졸브에 이어 독수리훈련이 이달 말까지 지속된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전지원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결국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고, 미국을 공격할 수 있다는 대내 선전효과 및 대외 상징적 의미가 큰 장거리 미사일의 시험 발사 가능성이 높은데 이 시나리오는 주식시장에 가장 충격이 적은 시나리오"라며 "단기적 변동성 확대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지만 지정학적 리스크는 현실화보다 소멸할 리스크】이므로 2차 투매가 발생하면 공포를 사라"고 권고했다.
전필수 기자 philsu@<ⓒ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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